건국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인 고속철도가 개통을 한 지 10여일이 지났다. 고속철도를 운영하는 기반이 되는 ‘통합정보시스템’도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별 무리없게 작동되고 있다. 물론 예기치 못한 전기적인 결함이나 돌출변수로 운행시간이 지연되는 등 일부 장애 발생으로 안전성에서 불안을 느끼게 하고 있지만 이는 운영 노하우가 쌓이면 개선될 수 있는 문제들이라고 본다.
철도청 관계자의 말대로 ‘두달간 운영하면서 총체적인 종합 점검을 할 예정’이라고 하니 ‘새로움’이 가져다 주는 어색함과 불편함을 일정기간 참을 줄 아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고속철도시대의 본격 개막은 대내적으로는 전국이 ‘반나절 생활문화권’이 되었음을, 대외적으로는 한국철도의 기술력이 이제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음을 의미한다.
고속철도로 활짝 열린 전국 반나절 생활문화권은 산업구도는 물론, 국민의 생활 패턴을 바꾸는 등 그 파급 효과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고속철도의 개통은 역사적으로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 철도와 남한의 철도를 하나로 묶고, 대륙간 국제철도와 연결돼 이론상으로는 여객과 화물을 유럽까지 수송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고속철도 개통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를 했다면 이제부터는 남북한 철도를 연결하기 위한 정치·경제적인 차원에서의 노력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남북한 철도연결은 수송 비용을 크게 절감시킬 뿐만 아니라, 차후 통일이 될 것을 대비해서라도 경제성을 따질 필요 없이 하루 속히 성사돼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이와 병행해 국제철도 운영에 대한 미래 지향적인 비전도 함께 수립해 전략적인 접근을 위한 준비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첫째, 남북한 철도운영을 위한 상설 조직을 서둘러 구축하고 남북한의 기술, 운영, 자본을 포함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둘째, 남북한 철도와 연결할 국제철도 노선을 TSR 과 TCR을 비교하여 경제적인 실익 차원에서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해 진지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세번째로, 현재 운송기관의 속도뿐만 아니라 각종 부가적인 것들은 철저히 점검하고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화물열차의 운영전략으로 국제화물철도는 서비스 스피드가 생명이다. 유럽의 경우 적어도 시속 100km 이상이며 화물고속전철은 250km 이상인데 TSR의 속도는 명목상으론 100km이나 실제 70km에 불과하고, 북한의 철도는 대외적으로는 50km라고 하지만 정확한 속도는 알 수가 없다. 북한 철도의 총연장은 5200km (남한 3123km)이나 시설은 노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97%가 단선이며 전력사정이 열악함에도 80% 이상이 전철화되어 있다. 여객의 60%, 화물의 90% 이상이 철도를 이용함으로 철도 의존율도 매우 높다. 이 모든 점을 고려할 때 화물전용열차의 서비스 스피드를 가늠하기는 더욱 어렵다. 스피드 외에 요율 ·보세운송· 서류수속절차· 검역· IT서비스· 서비스 제공수준까지 포함하면 그 능력은 더욱 의문시된다.
앞에서 지적한 문제들을 고려하면 한반도 철도가 동북아물류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너무도 많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정부에서 ‘동북아물류정보시스템 구축전략’을 준비하고 있어, 그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철도는 고속철도시대를 지나 남북한 철도시대, 국제철도시대를 대비하여 나아가야 할 때다. 이제부터는 우리 철도가 고속철도에 이어 남북한 철도를 동북아물류의 중추 수송로로 활용하는 단계로 들어가는 시발점에 서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고속철도를 단지 남한만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통일 후의 시대에 대비한 하나의 인프라로 생각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이효경 우송대학교 인터넷통상학부 교수 prohklee@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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