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가 예측한 것처럼 한국사회는 제3의 물결인 지식기반사회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지식기반사회의 핵심은 창의성과 지식, 문화 등 무형자산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데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직면한 제조업 일자리 감소, 중국 급부상, 사회적 갈등 표출, 신용카드 문제 등을 해결하고 미래의 먹거리를 찾아 국가성장곡선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수년간 게임산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며 집중 조명을 받아 왔다. 통계로 보면 지난해 국산 온라인게임의 수출액이 1억달러를 돌파했으며, 게임산업 전체적으로도 두자리수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앞만 보고 달려온 급격한 산업성장으로 인해 최근 들어 업계, 학계, 유관기관 등 게임산업 이해관계자들은 적지 않은 과제에 직면해 있다.
첫째, 게임업계의 사회적 책임문제다. 게임이 일반적인 유형 재화와 같이 소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주류문화로 인식되면서 그들의 정신세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게임업계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미흡했다. 하지만 앞으로 사회적 이익에 반한 기업의 이윤추구는 사회 규범 및 윤리적 제약에 부딪힐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게임업계는 개별 기업 또는 협·단체를 통해서 게임업계가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이윤 추구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며 국가 대표기업으로 성장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게임업계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 주어야할 때이다.
둘째, 국산게임 수출지역의 다변화다. 그동안 우리는 ‘시장 선발자로서의 이익’을 누려 왔다. 그러나 내수시장은 점점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한국 온라인게임이 가장 많이 진출하고 있는 중국시장의 경우 외산 게임 정부규제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때 제2의 도약을 위한 선결과제가 바로 수출다변화인 것이다. 최근 수출종합지원기관인 KOTRA 등이 세계 각국에 국산게임을 소개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는 것도 국내 게임산업의 도약에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셋째,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라는 세계 유일의 게임산업 전문지원기관으로 풍부한 지원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산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여러 기관에서 하루가 다르게 다양한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지원정책들의 경우 과거 시행했던 사업을 포장만 바꿔 발표하거나, 이미 타 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업을 중복지원하는 등 게임업계 및 해외 바이어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또 게임산업의 육성에 반하는 이중규제 문제는 미국, 일본 등 게임선진국처럼 민간자율규제를 지향하는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하는 정책이다.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를 중심으로 한 부처간 업무협력 및 명확한 업무분장도 중요하다. 범부처 차원의 역할정립 및 정해진 역할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중복지원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예산집행의 비효율성, 게임업계의 혼란 등 다양한 문제들을 사전에 해결해야 한다.
넷째, 게임산업구조의 전문화 및 분업화이다. 이미 게임선진국인 미국, 일본 등은 게임개발의 전문화 및 아웃소싱의 활성화로 개발위험을 분산시키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국내 게임개발사들은 모든 공정을 단독으로 개발해 다행히 성공하면 이익을 얻지만, 실패하면 기업의 존립까지 위협받고 있다. 최근에 한국 축구가 중원을 장악하는 우수한 미드필더들 때문에 선진화된 것처럼 우리의 게임산업도 분업화 및 전문화를 통해 허리를 튼튼하게 다져야할 때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게임업계의 단합이다. 현재 게임관련 협회 및 단체는 20여개가 난립해 있다. 이런 양상은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정부도 효율적인 지원정책을 펴기 힘들다.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게임업계가 단합하여 창구를 일원화시키고 일관성있는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한국게임산업개발원 우종식 원장 jswoo@gameinfinit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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