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니켈·원유 등의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이어 D램 가격마저 대폭 인상됨에 가격인상 도미노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따라 세트 업체들은 비용상승 부담으로 잔뜩 긴장하고 있다. 세트 업체들은 그동안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가격부담을 미뤄왔으나 유가·부품 등의 가격 상승세까지 가세되면서 제품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잇따르는 원자재·부품 가격 상승여력을 소화해내지 못할 경우 최근 일고 있는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잇따르는 원자재·부품 인상=리드프레임의 원료가 되는 구리·니켈 등의 가격이 톤당 600∼1700달러에서 최근 몇달 사이 300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하자 리드프레임 업체들은 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본 산요·소니 등은 리튬이온전지 가격을 이달부터 8∼10% 인상키로 했으며 듀폰도 전자정보소재 가격을 인상키로 통보했다. 또 대만 난야도 동박적층원판(CCL) 가격을 8% 인상했으며 일본 니토보도 유리섬유 가격을 이달 20% 인상하기로 했다.
코오롱은 솔벤트·아크레이트 등 드라이 필름의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해외 공급선에 대한 가격을 최근 5% 가량 올린데 이어 국내 가격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두산전자 BG 역시 동·유리섬유 등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에폭시 동박적층원판(CCL)의 가격을 10∼15% 인상했으며, 페놀 CCL에 대해서도 10%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브라운관 유리에 사용되는 납의 경우에도 지난해 톤당 450달러에서 현재 2배 가까운 900달러로 상승했다. 일부 브라운관 업체들은 공급량이 딸리고 원자재 가격까지 앙등하자 거의 10년만에 PC모니터용 브라운관인 CDT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LCD핵심 부품인 도광판의 원자재인 고순도아크릴수지(PMMA)도 유가 인상에 따라 최근 일본업체들과 국내 업체들이 10%정도의 가격 인상을 추진중이다. 이러한 인상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백라이트유닛(BLU)의 가격 상승이 예상돼 BLU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도 예상된다. LCD패널은 지속적인 수급 불안에 따라 지난해 초 가격에 비해 대략 30%∼40%가까이 상승했다.
◇경기 회복세에 변수될까=이번 삼성전자의 D램 출고가 인상으로 D램을 사용하는 가전·PC 등의 제조업체들은 다른 어떤 업종보다도 세트 가격 인상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다. 또 폭등하고 있는 원자재 대부분이 IT관련제품에 소요되는 것이어서 세트가격 인상이라는 도미노 현상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세트업체들은 가격인상폭을 얼마로 해야 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D램가격을 대폭 인상한 것은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때문으로 보인다”며 “세트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수요회복세에는 그리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비용상승분만큼의 인상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 업체들은 가격인상으로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수 있다는 부담감으로 최대한 비용상승분을 자체 소화해내겠다는 의지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경기회복에따른 수요증가의 결과이지만 폭등세에서 보듯 경기외적 영향도 크다”며 “섣부른 가격인상은 모처럼 회복되고 있는 수요추세를 꺾이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동양증권의 민후식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원자재가 상승이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결국 최종 소비재의 가격 상승을 불러와 중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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