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 붙은 소비 심리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우스개 소리로 ‘경품’과 ‘세일’이라는 말이 없으면 눈길 조차 끌기가 힘들다고 하니 불황의 골이 깊은 것 만은 사실인가 보다. 세일 규모의 폭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반액(50%)은 기본이고 정상가의 90%까지 깎아 준다고 장담한다. 아예 ‘365일 1년 내내 세일’이라는 믿기 힘든 문구도 심심잖게 접할 수 있다.
이전에 물건을 주면 사은품 정도로 주었던 경품도 상식 수준을 넘어섰다. 고급 외제차에서 땅· 건물 등 부동산, 해외 여행에 이어 최근에는 현금과 황소까지도 경품으로 등장했다. 정부 기관의 발표로는 각종 소비 지표가 호전되고 있다고 하지만 세일과 경품이 프로모션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유통 경기가 회복되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업체가 경품에 목메는 이유는 한 마디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할인 행사에 무감 해진 소비자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좀 더 튀는 경품, 좀 더 이색적인 이벤트가 뒤따라야 한다. 특히나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는 어정쩡한 경품으로는 도저히 승부가 나지 않는다는 판단도 한몫하고 있다.
오죽하면 저런 경품까지 내걸겠느냐는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사실 경품 행사는 ‘일회성’이다. 효과 역시 미지수다. 반짝 구매 심리를 살리기 위한 일시 처방전은 될 수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장기 불황기에는 오히려 역효과만 유발할 수 있다.
특히나 우려스러운 것은 경품 행사가 자칫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기 시작하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제한된 수요를 빼기지 않기 위해 상대방 역시 가격으로 되받아 칠 것이고 이에 따른 악순환 구조가 정착되면 산업계 모두가 공멸할 수 밖에 없다. 차라리 매출에 연연하지 말고 수익성 높은 상품으로 승부를 겨루는 길이 불황기에 적절한 마케팅 해법이다.
지금은 요란스런 반짝 행사로 악순환 구조를 부채질하기 보다는 수익성 높은 타깃 마케팅으로 시장에서의 선순환 구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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