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물자 통제제도 너무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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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물자 수출제한 국가인 이라크·이란·인도·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지로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으나 관련기업들의 대처가 매우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DVR·TV·정밀기기·디지털카메라 등 수출 통제대상 품목을 지난해 3만9000여개 기업에서 720억달러(140만건) 어치를 수출했지만 허가를 받은 건수는 전체의 5.5%인 477건에 약 4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업들 중에서는 동부아남반도체·엠코만 수출시 허가를 획득했을 뿐, 삼성전자 등 대부분 기업들은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자원부 심성근 과장은 “전략 물자를 수출, 적발되면 3년간 세계 시장에 수출 금지 처분을 받을 정도로 전략물자 수출통제 제도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수출품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지원에 연루되지 않도록 기업이 자발적으로 제도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등의 불=대기업을 비롯한 중소 벤처업체들이 최근 전략물자 수출제한 국가인 중국·이라크·이란·인도·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의 지역에 대한 진출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게다가 DVR·TV·디지털카메라 등 전자제품과 공작기계 등 기계류의 국내 제품 성능이 우수, 전략물자 생산국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이란·리비아 등 수출제한 지역에 전략물자를 수출한 국내 2개 기업이 외국 정부에 의해 적발됐으며 B종합상사도 불법 수출 여부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산자부는 리비아·이란 등 수출제한 지역에 국내 업체들이 전략물자 대상 품목을 약 1만 건 수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기구·외국 정부가 전략물자 불법 수출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적발돼, 무역제재 조치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국내 한 가전업체는 캐치올 대상 품목인 TV를 수출하려다가 수입업체가 테러단체와 관련된 것으로 판명, 수출을 포기하는 등 지난해 전략물자를 수출하려다 정부가 거부한 건수가 7건(65만3000달러 규모)에 달했다.

 ◇인식전환 시급=경희대 최승환 교수는 “미국은 전략물자를 수출하다 적발된 업체에 무역제재를 가해 모든 기업들을 파산시켰다”며 “국내 기업도 전략물자 수출통제 제도의 중요성을 인식, 이를 준수해 해외시장을 상실하는 기회를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엠코테크놀로지 최춘호 이사는 “대기업들조차도 전략물자 수출통제 제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중소·벤처 업체들은 제도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전략물자수출입공고 개선 및 홍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도 개선되나=산자부는 기업이 제도를 쉽게 이해, 준수할 수 있도록 전략물자 수출입공고 개정안을 마련했다. 전략물자의 수출제한지역을 구체적으로 열거했으며 제도 이행에 따른 행정 수요 증가에 대비해 사전판정제도를 도입, 통관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또 인터넷 전자서류 처리시스템을 도입, 행정절차를 간소화한다. 전략물자관리센터를 무역협회 부설 사단법인으로 6월께 발족, 전략물자 수출통제 제도에 대한 기업자율준수체제를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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