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뱅크’의 전신으로 더 잘 알려진 코리아텐더의 사령탑이 교체됐다. 지난 주 열린 주총에서 법정 시비에 이어 표 대결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윤석만 임파시홀딩컴파니 측이 사실상 경영권을 거머쥐었다. 골드뱅크 시절 까지 감안하면 이번에 세 번째로 주인이 바뀌는 셈이다. 대표 뿐 아니라 사업 모델도 완전히 바뀐다. 주력 수익 모델이었던 텐더식 경매 모델인 ‘맥스턴’이 불법으로 판결이 났기 때문이다.
대표와 사업 모델이 변하면서 골드뱅크도 점차 우리 기억에서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골드뱅크는 우리 벤처 역사에서 잊을 수 없는 기업이다. 골드뱅크는 닷컴 붐 당시 광고를 클릭하면 돈을 준다는 ‘페이 백(Pay back)’ 프로그램으로 인터넷 벤처 열풍을 일으켰다. 아이디어 하나로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일약 인터넷 성공 신화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당시 골드뱅크를 설립한 김진호 전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인터넷 1세대의 대표 주자였다.
결국, 골드뱅크 투자자 중 한 명이었던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이 주도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휘말려 김 사장과 미국 하버드 대 선·후배 사이인 유신종 대표에 의해 밀려났지만 김진호는 당시 인터넷 비즈니스를 벌였던 사람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유 사장은 골드뱅크를 새로 맡으면서 코리아텐더로 회사 이름을 바뀌었지만 골드뱅크의 후광 때문인지 여전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소생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유 사장이 대표를 맡으면서 부실 사업을 정리하고 텐더 등 다양한 사업을 벌였지만 결국 3년 만에 다시 주인이 바뀌었다. 그것도 김진호와 마찬가지로 유 사장도 구속이라는 다소 불명예스러운 상황에서 일어났다. 이는 한 번 ‘사기 사건’으로 휘말린 기업은 그 만큼 명예 회복이 힘들다는 방증이다.
흔히 주식 시장에서는 ‘사기’와 ‘사업’은 백지 한 장 차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비즈니스가 아닌 다른 이유로 회사의 이미지가 굳어지면 이미 그 회사는 운명은 뻔한 것이다. 주인과 사업 모델이 아무리 바뀐다 해도 목적이 다른 데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경영권이 다시 바뀐 코리아텐더 만큼은 이 같은 통념을 깨뜨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로운 코리아텐더가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나올지 궁금하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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