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폰 시장의 패권을 놓고 주도권을 경쟁을 벌이는 삼성전자와 노키아가 차세대 단말 전략을 따로 따로 가져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키아는 올해 들어 게임폰인 ‘엔게이지’에 힘을 쏟는 반면 삼성전자는 국내외서 스마트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압축하면 노키아는 전용폰으로, 삼성전자는 통합폰으로 미래 전략을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노키아는 지난해 처음으로 엔게이지를 선보이면서 “휴대폰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새로운 개념의 휴대 단말기 시장을 개척한다”는 거창한 이유를 밝혔다. 노키아는 올해말까지 엔게이지를 600만∼900만대 가량 판매해 멀티미디어 휴대폰와 휴대형 게임기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노키아는 특히 이번 세빗2004 전시회에서 엔게이지 전용관을 별도로 마련하고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키로 했다. 이와 함께 연말까지 엔게이지에 전용으로 탑재되는 7종의 게임도 함께 선보이기로 했다.
하지만 300달러를 호가하는 가격이 문제다. 휴대형 게임기의 가장인 닌텐도의 주력제품인 ‘게임보이 어드밴스’의 가격이 100달러 안팎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내장한 최고급 카메라폰도 200∼250달러 정도여서 가격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욜마 올릴라 노키아 회장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노키아는 휴대폰 단말기 개발경쟁에서 경쟁사에 비해 우위를 유지할 기술역량이 충분하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하나의 단말기의 모든 기능을 통합하는 올인원(All in One) 단말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인원 단말기로 내세우는 것은 스마트폰. 이미 미국 시장에 신개념 스마트폰(모델명 M550)을 내놓고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게임이나 음악 등 특정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한 전용폰보다는 모든 기능을 통합하는 컨버전스(융합)폰에 힘을 싣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오는 2006년 스마트폰 1위를 차지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도 “2006년이면 삼성전자 휴대폰 시장의 기술을 리드할 것”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은 앞으로 모든 정보기기의 허브가 될 것”이라며 “게임폰도 결국 스마트폰으로 흡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스마트폰 벤더인 노키아를 앞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노키아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10%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유럽을 적극적으로 노키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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