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가전 전문업체 `적자 투성이`

수출강화·구조조정·매각 등 적자탈피 안간힘

 TV 하면 ‘아남전자’, 산업용 에어컨 대표 브랜드 센추리, 오디오 하면 ‘인켈’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이들 업체는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각 분야 전문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IMF 이후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등의 험난한 길을 걸으며 이제는 잊혀진 브랜드로 명맥만 유지하는 처지가 됐다. 최근 발표한 감사보고서 등의 자료가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아남전자(대표 남귀현)는 과거 일본 내셔널과의 협력으로 TV 화질에서만큼은 경쟁력을 갖추던 업체지만, 2003년 실적은 초라하다. 최근 삼덕회계법인이 금감원에 제출한 아남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남전자는 2001년 이후 2002년과 200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03년 매출액은 1680억원에 영업이익 -95억원, 경상이익 -1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2년에는 매출 2180억원에 영업이익 -90억원, 경상이익 -126억원이었다.

 아남전자측은 2002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내수 침체로 매출액 감소는 물론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아남전자의 수출 비중은 TV부문이 16%, 오디오부문이 64%로, 내수 의존도가 절대적인 사업구조. 때문에 내수시장 악화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상황이다.

 아남전자 관계자는 “지난 19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가 2002년 졸업까지 모든 투자가 중단돼 시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데다 수출 비중까지 낮아 내수 침체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같은 부분을 보완, 현재 거래중인 해외 오디오 업체에 TV를 OEM 공급하는 방향으로 수출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에어컨 전문업체 센추리(대표 원낙연)는 과거 산업용 에어컨 시장에서 명성을 날렸지만 현재는 사업 적자는 물론 자본금 50% 잠식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센추리가 지난 26일 금감원에 제출한 정기주주총회 보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이 1718억원, 경상이익 -266억원, 당기순이익 -333억원 등을 기록했다. 송현회계법인은 25일 금감원에 제출한 센추리 감사보고서에서 ‘전기 및 당기 순손실이 발생한 것과 이월결손금의 범위로 보아 현재까지 회사는 지속적으로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계속 기업으로의 존속가능성에 의문이 있는 바, 계속 기업 불확실 한정의견을 표명’했다.

 센추리측은 이같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중이며 조만간 해결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거 오디오의 대명사로 불렸던 ‘인켈’ 역시 현재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2001년까지 적자를 기록하다 2002년 영업이익면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2003년 매출액은 2520억원에 영업이익은 107억여원을 기록했지만 경상이익은 여전히 -237억원으로 나타났다.

 해태전자에서 사명을 변경하면서도 ‘인켈’ 브랜드만은 살리려 했던 이트로닉스지만,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현재 회사 매각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레전자와 KTB컨소시엄과의 매각이 순조롭게 처리될 경우 디스플레이와 오디오를 결합한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기 제조업체로 탈바꿈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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