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년간 시운전만 해온 국내 텔레매틱스 업계가 고속주행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과거 공급자 위주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실패를 교훈 삼아 현대·기아차 그룹 등 자동차 메이커는 물론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들도 소비자들의 요구(Needs)에 기반한 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텔레매틱스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은 과거와 달리 음성인식 과정에서의 기술적 한계, 모바일 기반의 인터넷서비스 부재, 과다한 통화요금 등 시장활성화의 걸림돌로 지적된 문제점의 해소에 주력했다.
특히 텔레매틱스가 차세대 성장동력 과제로 선정된 이후 산업계·학계·연구소들도 교육과정 및 인재양성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하는 등 텔레매틱스 산업육성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국내 자동차 중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부착한 차량은 올해 전체 차량의 2%에서 오는 2005년 6%, 2007년 2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텔레매틱스가 새로운 자동차 문화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이는 오는 2007년께 시장규모도 약 3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같은 전망을 앞세워 주요 자동차 메이커는 물론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들은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핵심인 실시간 교통정보 및 네비게이션 서비스를 축으로 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걸음마 단계인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상품 출시가 우선돼야 한다는 그간의 경험론 때문이다.
SK텔레콤과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가 지난 19일 열린 제 60기 주주총회에서 텔레매틱스 사업 개시 결정을 내렸다. 국내 최초로 드림넷 서비스를 시작했던 GM대우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통해 재기를 모색중이다.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주요 메이커들도 텔레매틱스 사업에 의욕을 보였다.
메이저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과 맞물려 텔레매틱스 응용상품 시장을 겨냥한 자동차 보험사, 음성인식 업체 등 관련 업체들의 시장진출도 늘고 있다.
삼성화재에 이어 동부화재 등 자동차 보험회사들도 텔레매틱스 단말기 공급업체 선정작업을 진행하면서 신규사업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PC, A/V 회사를 비롯한 콘텐츠 제공 업체, 음성인식 기술업체들도 시장 진출을 위해 합종연횡을 벌이고 있다.
김견 현대자동차 팀장은“인터넷의 마지막 사각지대인 차량내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하고자 하는 국내 운전자들의 잠재적 욕구가 크다”며 “1차 기반인 이동통신망이 잘 발달됐을 뿐만 아니라 무선인터넷 환경이 갖춰지면서 시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최첨단 텔레메틱스 단말기, 3D 전자지도 등 파생상품 출시가 잇따르는가 하면 휴대폰용 입체 교통안내 시스템 등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도 쏟아졌다.
경남·울산·부산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최근 텔레매틱스 육성계획을 마련하고 투자방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며, 운전자의 음성 명령에 따라 운전정보를 전달해주는 음성인식 텔레매틱스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는 회사들도 늘고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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