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삼성전기가 인쇄회로기판(PCB)의 중국 현지 공장 설립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이미 3년전부터 중국 진출을 다각도로 모색해 왔다. 지난해 상하이 푸동에 소재한 일본 IBM의 현지 생산 라인 인수를 검토한 데 이어 최근에는 쑤저우와 상하이 중간 지역에 볼그레이드어레이(BGA) 기판 생산거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선 PCB 사업의 현지 기지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삼성전기는 이미 올해 국내에 3980억원을 설비 투자에 집행하기로 한 상황이어서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 중국 현지 공장 설립을 병행 추진하는 것이 다소 버거운 상황이다. 여기에 공장 신설 등 주요 경영 판단에 일부 영향력을 행사해 온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측이 PCB 사업의 중국 진출 프로젝트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삼성전기의 고민이다.
그렇지만 세계 산업경기가 좋아지면서 PCB 산업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일본 이비덴 등 경쟁사들은 이미 중국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기의 중국 진출 일정이 더 늦어질 경우, 실기로 1위 육성 품목인 PCB사업에 위기가 올 수도 있다.
또 반도체 등 경기 회복에 힘입어 플립칩 및 플라스틱 BGA 주문량이 급증해 삼성전기는 국내 생산 능력이 한계에 도달해 있다. 따라서 중국 등의 잠재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선 연내 BGA 증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 BGA 사업장(월 3만㎡)은 포화 상태에 달해 추가로 생산 라인이 들어설 정도로 여유 공간이 부족해 인근에 새로운 부지를 매입하고 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BGA 기판의 품절 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수요가 급증, 설비증설이 불가피하다. 국내 사업장 공간이 협소해 국내 신공장을 지을 바에 차라리 중국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중국 진출시 실패 부담도 안고 있어 진출 시점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의 이 같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진출 필요성’에 대한 검토는 끝났고 투자 여력과 그 시기가 삼성전기의 고민인 셈이다.
‘공격적 경영’이냐 ‘안정적 경영’이냐. 삼성전기가 어떤 판단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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