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세계 첫 개발
세계 최초로 비결정질 합금(액체금속)판재를 연속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그동안 비결정질 합금은 우주항공재료, 기계재료, 생체재료 등 우수한 기계적 성질을 요구하는 곳에 적합한 고성능 소재로 각광받았으나 상용생산기술의 부재로 극히 제한된 분야에서만 활용됐다. 특히 자동차 강판과 같은 큰 판재형태의 제조가 불가능했으나 국내 기술진이 그 한계를 극복, 세계 시장선점 효과까지 기대된다.
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의 김낙준 교수팀은 25일 과학기술부 차세대소재성형기술개발사업단(단장 한유동)의 지원으로 ‘박판주조법을 통해 비결정질 합금판재를 연속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주조법은 합금을 녹여 회전하는 두개의 롤 사이에 주입해 1∼4㎜의 판재를 직접 제조함으로써 기존의 다단계 판재 제조공정을 생략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소규모 투자로 소량다품종의 비결정질 합금판재를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미국·유럽·일본·중국 등지에서 특허를 출원중이며 미국 리퀴드메탈테크놀로지스사와 함께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를 건설해 비결정질 합금판재를 상업화할 계획이다.
김낙준 교수는 “대표적인 소재인 철강제품의 80% 가량이 판재 형태로 생산되듯 비결정질 합금판재가 자동차, 비행기, 배, 군사장비, 노트북케이스, 자동차 강판 등 폭넓은 활용도를 지녔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연속제조기술에 힘입어 국산 비결정질 합금판재의 해외 시장선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용어=비결정질 합금은 일반 금속처럼 딱딱하지만 그 원자구조가 액체와 같이 불규칙해 높은 강도와 부식방지능력을 지녔다. 구체적으로 티타늄 합금에 비해 2∼3배 높은 강도, 스테인레스강보다 5내나 높은 부식방지성능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