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해외 유출 대표사례로 지목
미국 대선에서 일자리의 해외 유출이 첨예한 정치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기업의 인도콜센터 아웃소싱계약이 잇따라 취소되는 등 정치적 역풍을 맞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인도 최대의 콜센터업체 위프로 스펙트라마인드는 최근 주요 고객사인 미국 금융업체 캐피탈원으로부터 더 이상 아웃소싱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아웃소싱을 중단한 표면적 이유는 일부 전화 안내원들이 커미션을 챙기기 위해 미국 카드고객들에게 권한 밖의 신용 포인트를 제공한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났기 때문이다. 위프로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자 관련 직원 30여명을 해고하고 캐피탈원측에 사과했지만 결국 계약갱신 불가란 통고를 받았다.지난 두달새 캐피탈원을 포함해 투자은행 레만브라더스, 컴퓨터제조업체 델도 인도 안내원의 영어구사 능력이 낮으며 고객불만도가 높다는 등의 이유로 콜서비스 업무를 다시 본국으로 옮겨갔다.
인도 콜센터 산업은 올해 60% 성장이 전망되는 유망산업이며 그동안 미국기업들은 아웃소싱을 하면서 인도의 인건비가 값싸기 때문이 아니라 업무능력이 뛰어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전문가들은 급성장하던 인도 콜센터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는 원인은 요즘 미국 내에서 높아지는 ‘반(反) 아웃소싱’ 정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11월 미국 인디애나주 정부는 인도 타타 컨설팅그룹과 체결했던 1500만달러 규모의 아웃소싱 계약을 취소했다. 미 상원은 또 연방정부가 발주한 IT프로젝트의 해외 아웃소싱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유사한 규제법안이 10여개의 주정부에서도 추진 중이다.
미국 정부는 여기에 한술 더 떠 콜센터의 위치정보를 고객에게 반드시 알려주는 법안까지 이번 주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의 표를 의식한 것이지만 일부 미국기업조차 ‘반(反) 아웃소싱’ 정책이 결국은 미국경제의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선철을 앞두고 미국 고객사가 인도기업에 대한 아웃소싱을 철회하는 경우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특히 인도 콜센터는 미국 정치권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해외 아웃소싱의 대표적 사례이기 때문에 더 뜨거운 논란에 휩싸일 것이라고 전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