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케이블방송장비 인증 주체 놓고 `논란`

 “디지털방송장비 인증 누가 해야 하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Klabs: Korea Digital Cable Laboratoties)이 최근 디지털방송장에 대한 인증 주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논쟁의 불씨는 Klabs 지폈다. Klabs는 오는 5월말까지 디지털방송서비스의 핵심 기술인 셋톱박스 및 케이블카드의 인증시스템(Root-CA)을 구축키로 하고 최근 대행업체로 한국정보인증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Klabs는 디지털방송 장비의 최종 인증 권한을 갖겠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한 셈이 됐다.

 이에 대해 TTA측은 발끈했다. TTA측은 “디지털 케이블 방송 장비와 관련된 시험 인증을 이미 TTA가 맡아왔다”며 “이제 와서 Klabs가 공식 인증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했다.

 Klabs측은 “우리와 같은 오픈케이블 방식인 미국의 경우 케이블랩스가 장비 최종 인증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케이블랩스와 유사성격을 지닌 Klabs가 권한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했다. Klabs의 김영철 사무국장은 “정통부가 우리를 인증기관으로 인증하든 안하든 상관없다”며 “우리 나름대로 독자 인증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Klabs에는 현재 74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정부의 기술 및 가격정책에 종속될 우려가 없고 케이블TV업계의 의견이 잘 반영돼 SO와의 효율적인 연계가 가능한 Klabs에서 인증의 운영을 맡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Klabs측 입장을 지지했다.

 그러나 TTA측은 “시험인증용 전자인증 발급 시스템은 이미 구축이 끝나 있는 상태”라며 “아직 전체 장비 물량을 다 소화할 수 있는 규모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물량은 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TTA측은 “주무부처인 정통부가 공식 인증기관으로 TTA를 지정해주면 관련 시스템을 확대해 전체 인증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렇지 않으면 시험인증 평가용으로만 역할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정통부는 이와 관련 인증기관 선정 일정조차 잡지 못해 논란을 장기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실무를 맡아야할 유선방송담당사무관은 현재 공석인 상태다. 정통부의 이재홍 과장은 “(Klabs측)설명을 들어본 적도 없고 건의서도 받아본 적이 없다”며 “다만 양쪽에서 하겠다면 중복투자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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