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관련 제품 판매 중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고르라고 한다면 단연코 LCD 모니터를 꼽을 수 있다. 몇년 전만해도 비싸고 CRT 모니터보다 화질이 떨어져 외면을 받았지만 요즘은 완전 평면 모니터와 견줄만한 화질에 부담없는 값까지 더해 모니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것은 17인치다. 해상도가 18.1인치, 19인치와 같은 1280×1024화소의 큰 화면을 쓸 수 있으면서도 픽셀이 눈에 띄지 않아 화질이 매끈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50만원이면 만족스러운 제품을 고를 수 있어 LCD 모니터의 표준처럼 인정받고 있는 추세다.
현재 시장에는 비슷비슷한 성능의 제품이 수십가지 나와 있다.이 중에서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이번 벤치마크에선 가격정보사이트인 다나와(http://www.danawa.co.kr)에서 50만∼55만원대에 팔이는 제품 중 1∼6위 제품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했다. LG전자의 플래트론 L1710B, 필립스의 170B4, 한솔LCD의 마젤란 H750D, 이레전자의 ELM-1701BA, 삼성전자의 싱크마스터 176N, HP의 파빌리온 F1703 등이 이에 속한다.
이번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1등을 뽑기가 어려웠다. 테스트한 제품 모두 부족한 것 없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평가는 0.5점 단위로 매겼지만 실제 제품들의 성능은 0.5점의 가치에 미칠 만큼의 차이를 보기 어려웠다는 것이 테스트 팀의 하나같은 의견이다. 이쯤 되면 어떤 것이 더 좋다, 나쁘다고 꼬집어 말하기보다는 저마다 특색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굳이 어느 하나의 손을 번쩍 들어줘야 한다면 LG전자의 ‘플래트론 L1710B’다. 이 제품은 거의 모든 테스트에서 특별히 부족한 데 없이 어느 정도 이상의 성능을 꾸준히 보여준 덕에 총점 28.1점으로서 1등의 영예를 얻었다. 상하 가시각이 좁은 것이 흠이지만 화질이나 편의성 모든 부분에서 테스트 팀을 만족시켰다.
삼성전자 ‘싱크마스터 176N’과 이레전자 ‘슬림아트 ELM-1701BA’는 27.2점으로 그 뒤를 바짝 쫓아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전반적으로는 싱크마스터 176N이 유명 회사 상표에 걸맞은 이름값을 했지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PC방 테스트에서 이레전자 슬림아트 ELM-1701BA가 좋은 평가를 받은 덕에 동점을 기록하게 됐다.
<분석=브레인박스 고호석 ko@brainbox.co.kr 정리=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표 : 제품별 제원 비교>
제품명 LG 1710B 삼성176N 이레전자 ELM-1700BA 필립스 170B4 한솔LCD 마젤란H750D HP 파빌리온 1703
최대 해상도 1,280×1,024 1,280×1,024 1,280×1,024 1,280×1,024 1,280×1,024 1,280×1,024
밝기 250cd/㎡ 250cd/㎡ 250cd/㎡ 260cd/㎡ 250cd/㎡ 250cd/㎡
명암대비 450:1 450:1 350:1 400:1 350:1 350:1
응답 속도 25ms 16ms 25ms 16ms 25ms 25ms
상하 가시각 120도 140도 170도 160도 120도 120도
좌우 가시각 150도 160도 170도 160도 140도 140도
입력 단자 D-SUB D-SUB, DVI D-SUB D-SUB, DV D-SUB, DVI D-SUB
화면조절 상하, 좌우, 높낮이피봇 상하, 좌우 상하 상하 상하 상하
전원 어댑터 내장 내장 외장 내장 내장 외장
기타 USB 허브 매직브라이트 손잡이 - 스피커 스피커
<제품별 설명>
- LG전자 플래트론 L1710B
플래트론 L1710B는 LG전자가 내놓는 LCD 모니터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다. 값은 싸지만 고급스럽고 성능이 좋기 때문이다. 짙은 회색과 밝은 은색의 투톤 컬러로 칠했다.
L1710B가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크기가 작다는 점이다. LCD 패널을 덮고 있는 베젤 두께가 얇아서 모니터 전체 크기는 작으면서도 화면은 커 보인다. 화면의 높낮이는 조절할 수 없지만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각도를 잡는다. 받침에 둥그런 회전판이 있어 화면을 왼쪽 오른쪽으로 손쉽게 돌릴 수 있다. 어댑터는 따로 달 필요 없이 그저 전원 케이블을 모니터에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응답 속도는 16ms다. 25ms 정도의 다른 제품과 비교하면 빠른 편이다. 밝기는 250cd/㎡, 명암대비 450:1로 밝고 충분한 색 표현을 할 수 있는 제원을 가졌다.D-SUB 뿐 아니라 DVI 포트도 달았고 두 가지 입력 단자를 마음대로 오가며 쓸 수 있다.
- 필립스 170B4
필립스사의 ‘170B4’는 흰색과 은색이 대부분인 LCD 모니터 시장에서 보기 드물게 검은색으로 검은색 케이스나 키보드, 마우스들과 색을 맞춰 꾸밀 수 있다.받침대에 회전판이 있어 좌우로 쉽게 돌릴 수 있다. 높이는 조절하지 못한다.
어댑터를 따로 꽂지 않고 전원 케이블만 연결하면 곧바로 켤 수 있고 D-SUB와 DVI 단자를 모두 지녀 디지털 입력 신호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DVI 연결 케이블은 주지 않는다.
‘제로 브라이트 디펙트 AS’라는 독특한 제도로 품질을 보장하고 있다. 이것은 픽셀이 계속 켜져 있는 불량화소가 한 개라도 있는 제품은 이상이 없는 다른 제품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LCD 모니터를 살 때 마치 뽑기를 하듯이 불량 화소가 없는 것을 잘 골라내야 하는 불안을 없애고 마음 편히 살 수 있다.
LG필립스사의 패널을 썼고 응답 속도는 16ms로 25ms대의 경쟁 제품에 비해 빠르다. 밝기나 명암비는 각각 260cd/㎡와 400:1로 여느 모니터와 비슷하다.
- 한솔LCD 마젤란 H750D
‘마젤란 H750D’는 한솔LCD사가 만든 보급형 17인치 TFT LCD 모니터다. 테스트에 넣은 제품 중에 값이 가장 싸면서도 이것저것 다 갖춘 것이 눈길을 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모니터 베젤 아래 쪽에 들어 있는 스테레오 스피커다. 영화나 음악 감상에는 모자라지만 사무실 같은 곳에서 메시지 등을 알려주는 용도로 쓰기에 좋다.
OSD 메뉴를 조절하는 버튼이 많고 누르기 좋게 큼직하다. 메뉴도 알기 쉽게 그림을 넣어 초보자도 쉽게 화면을 조정한다. 밝기는 250cd/㎡, 명암 대비는 350:1로 평범한 수준이다. 화면 응답 속도는 25ms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즐길 때 잔상이 많이 남지 않는다.
보통 모니터가 많이 쓰는 D-SUB 입력 단자 이외에 DVI-D를 갖고 있다. DVI 신호를 출력하는 그래픽카드를 쓰면 화면 크기를 따로 조절할 필요가 없고 글자가 더 선명하게 보인다. D-SUB와 DVI 출력 단자를 모두 갖고 있는 그래픽카드를 가진 사용자는 디지털 영상 신호를 그대로 내보내는 DVI를 쓸 수 있다.
-이레전자 ELM-1701BA
이레전자의 ‘슬림아트 ELM-1701BA’는 겉모습을 화려하게 치장하거나 갖가지 성능을 갖추기 보다는 화질에 더 많이 신경 쓴 제품이다.
슬림아트 ELM-1701LCD 패널은 삼성전자가 만든 ‘와이즈 뷰’ 패널을 써 화질을 높이는 데 노력을 쏟았다. 밝기는 250cd/㎡, 명암 대비는 350:1이고 화면 응답 속도는 25ms로 평범한 제원을 지녔다.
입력 단자는 D-SUB 신호만 있다. 요즘 들어 D-SUB와 DVI의 화질 차이가 크게 준 것이 사실이지만 DVI 단자를 지닌 그래픽카드가 많아진 만큼 아무래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편이 낫다. 아쉽기는 하지만 ‘자동’ 버튼을 누르면 DVI 못지않은 선명한 화면으로 맞춰준다.
ELM-1701BA는 전원 어댑터를 따로 써야 한다. 어댑터가 거추장스럽기는 하지만 모니터가 작고 가벼워지는 이점이 있다. 모니터를 옮기기 쉽게 뒤에 손잡이를 달아 둔 것도 재미있다.
-삼성전자 싱크마스터 176N
‘싱크마스터 176N’은 삼성전자에서 내놓은 17인치 LCD 모니터 중에서 가장 싸게 살 수 있어 인기가 많다. 하지만 값이 싸다고 우습게 볼 제품은 아니다. 밝기와 명암비가 각각 270cd/m²와 450:1로서, 화면이 밝고 색 표현력이 좋다. 문서 작업은 물론 동영상이나 게임에서도 모자람이 없다.
문서, 인터넷, 멀티미디어 등 작업에 따라 화면 밝기와 명암비를 자동으로 맞춰주는 ‘매직브라이트’를 쓰면 각각에 맞는 최고의 화면을 맛볼 수 있다. 화면을 세로로 길게 눕힐 수 있게 돌아가는 피봇(PIVOT)으로 종이를 펴놓고 문서를 만드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싱크마스터 176N은 LCD 패널을 둘러싸고 있는 베젤이 무척 얇다. 그래서 같은 17인치라도 베젤이 두꺼운 것보다 화면이 큰 듯한 느낌을 준다. 화면 높이를 조절하는 기능과 받침대 밑에는 둥그런 회전판을 달아놓는 꼼꼼함도 잊지 않았다. OSD는 한글과 한 눈에 알 수 있는 그림으로 되어 있어 쓰기 쉽고, 설정 항목이 많아 마음대로 모니터를 조절한다.
-HP 파빌리온 F1703
HP의 ‘파빌리온 F1703’의 가장 큰 즐거움은 번들로 함께 주는 스피커에 있다. 음질이 좋기로 소문난 하만카돈(Harman Kardon)사의 스피커는 크기는 주먹만큼 작지만 소리를 크게 내기 때문에 스피커에 따로 투자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기본기가 탄탄한 LCD 모니터에 덤으로 스피커까지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더 없이 좋다.
보급형 모니터들이 모니터 높낮이나 각도 조절이 모자란 것과 달리 파빌리온 F1703은 ‘듀얼 힌지’ 방식을 써 편하다. 화면을 수평에 가깝게 눕힐 수도, 쓰는 이의 눈높이에 맞게 높낮이도 마음대로 조절한다. 부족한 시야각을 훌륭한 사용 편이성으로 극복한 셈이다. 밝기는 250cd/m²로 문서 작업이나 동영상을 보는 데 충분하고 명암비도 350:1로 경쟁 제품에 뒤질 게 없다. 하지만 같은 값에 스피커를 주다보니 D-SUB 신호만 받고, 전원 어댑터가 따로 있는 등 기본기가 조금 부족하다
<알림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리뷰 & 벤치마킹을 마감합니다.그동안 ‘리뷰 & 벤치마킹’면을 애독해주시고 성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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