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포털업체, `청년실업` 무관심 눈총

경력자 선호…신입은 10명중 1명꼴

 청년실업문제가 국가적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대대적인 인력확충에 나선 대형 포털업계가 신입은 외면한 채 신규 인력의 90% 이상을 경력자 위주로 채용, 인력양성보다는 인력 빼내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커뮤니케이션·NHN·SK커뮤니케이션즈·야후코리아 등 ‘빅 4’ 포털업체들은 최근 1년간 사세 확장 및 사업다각화에 따라 업체별로 적게는 50명에서 많게는 200여명 안팍의 신규 인력을 대거 채용했다. 그러나 이들이 채용한 신규인력은 10명 중 9명 이상이 경력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그간 포털업계에 인력 수혈을 해온 IT관련 기업들은 물론 포털업체들도 핵심 인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은 최근 1년간 160여 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했지만 대졸신입은 8%(12명)에 그쳤으며 90% 이상이 경력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사는 또 올해에도 기획·개발·마케팅 등 전 분야에 걸쳐 70∼80명 정도를 신규인력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경력자 우선 채용’ 원칙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회사는 향후 제주도로의 본사 이전 과정에서 현지 인력을 적극 채용키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NHN(대표 김범수)도 최근 6개월 사이 기획 및 마케팅·디자인·경영지원 분야에 걸쳐 150명 이상의 신규 직원을 채용했지만 90% 이상이 경력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는 올해도 업무 분야별로 신규 인력을 수시로 채용하되 신입보다는 경력자 위주로 뽑을 계획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유현오)는 지난해 상·하반기에 걸쳐 110여 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면서 무려 95% 이상을 경력사원으로 뽑았고 이가운데 50%는 인터넷업계에서 충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올해도 신규 채용 예정인력 100명 중 80명 정도를 게임과 검색 부문에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경력자 위주로 채용할 계획이다.

 야후코리아(대표 이승일)는 올해 60∼80명 정도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되 대졸 신입보다는 4년에서 7년 정도의 경력자를 중심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 역시 포털업체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경력자를 채용, 검색과 게임부문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어서 관련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반면 ‘빅 4’ 진입을 노리고 있는 KTH와 하나로드림 등 중상위권 포털업체들의 경우 오히려 경력자가 더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최고경영자(CEO)의 인재양성 철학을 바탕으로 대졸 신입사원을 적극 채용하고 나서 ‘빅4’와 대조를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무늬만 벤처’인 대형 포털업체들이 닷컴 붐 시절부터 대기업으로부터 고급 인력을 수혈받아온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며 “이제는 회사 규모에 걸맞게 신입 사원을 뽑아 IT전문인력으로 양성하는 등 청년실업 해소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때”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게임·포털 등 디지털콘텐츠 산업 육성을 통해 청년실업문제를 해소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대형 포털업체들은 이러한 정책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