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커 놀이터` 불명예 탈출

해킹 근원지 국가 순위 7위로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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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적인 해킹에 우리나라의 시스템이 악용되는 사례가 현저히 줄었다. 이는 한국의 보안 인프라와 사용자의 보안 의식이 크게 개선된데 따른 것으로 우리나라가 ‘국제 해커의 놀이터’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게 됐다.

 세계적인 보안 업계인 시만텍은 18일 ‘인터넷 보안 위협 보고서’를 통해 2003년 하반기 세계 해킹 근원지 국가 순위를 발표했다. 이 순위는 국제적인 해킹에 악용된 시스템이 위치한 국가의 랭킹을 메긴 것으로 이 순위와 비율이 높을 수 록 해킹 발생이 많을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2003년 하반기 기준으로 전세계 7위를 기록, 최근 몇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002년 하반기에 미국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2003년 상반기에도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시만텍은 “이번 순위는 해킹 공격이 시작된 컴퓨터를 기준으로 집계한 것으로  해당 국가의 컴퓨터 자원이 많을 수록, 또한 보안 수준이 낮을 수록 건수가 높다”며 “한국에서 불과 1년 사이에 해킹 공격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은 한국 컴퓨터 사용자의 보안 의식이 높아졌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킹 공격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국가는 여전히 미국으로 세계 해킹 공격의 58%가 미국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시작된 해킹 공격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컴퓨터 수와 인터넷 사용인구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2년 7위와 10위였던 캐나다와 일본의 해킹 공격이 늘어나며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했고 중국은 큰 변화 없이 3위에 올랐다. 특히 호주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10위권 내에 들지 못했는데 갑자기 5위로 뛰어올랐다.

또한 시만텍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에 새로 생겨난 신종 바이러스는 2002년에 비해 250% 증가했다. 더불어 2003년에는 하루에 7개 꼴인 2636개의 새로운 보안 취약점이 발표됐으며 이 가운데 70%는 컴퓨터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것이었다.

시만텍은 이에 대해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고 이를 없애는 패치 파일이 나오기 전의 상태를 제로데이(Zeroday)라고 하는데 앞으로 제로데이에 발생하는 사고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시만텍의 인터넷 보안 위협 보고서는 세계 180여 국가에 설치한 2만 개 이상의 보안제품과 1억2000만대 이상의 컴퓨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