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MS 한국산 게임으로 `승부`

플랫폼 다변화 긍정 평가

 세계 콘솔게임기 시장을 양분해온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국산 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니와 MS는 국내 콘솔게임기 시장에서 각각 플레이스테이션2(PS2), X박스를 앞세워 격돌한 데 이어 이곳에 탑재할 수 있는 우수 한국산 게임 발굴을 위해 또다시 정면승부를 걸고 나섰다.

 양측은 특히 유망 개발사들을 적극 끌어들이는가 하면, 계약을 통해 자사 플랫폼용 게임을 경쟁적으로 개발중이다. PS2 진영은 이미 3∼4곳에 개발사 직접 투자까지 하면서 정성을 쏟고 있으며, X박스측에선 현재 6개사가 기획 단계를 넘어 실제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중이다.

 ◇독자 개발도 ‘병행’=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PS2용 게임 발굴을 위해 개발사 지원과 독자개발이라는 전략을 함께 구사하고 있다. 직접 개발을 통해 우수한 게임을 내놓는 것이 경쟁력 있는 게임 발굴과 개발사들의 개발 의욕을 고취시키는 유력한 방안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SCEK는 손노리 출신의 전문 개발자 6명을 중심으로 개발팀을 구성한 데 이어, 조만간 이를 20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플랫폼 성격과 장점을 가장 잘 아는 내부조직에서부터 경쟁력있는 게임을 우선 만들어 낸다면 세계에서도 통할 수작들을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본사차원서 “조직적 지원”=MS는 지난해 이미 미국 본사에 한국 출신 케네스심씨를 X박스 기술담당 매니저로 영입했다. 한국 게임사들의 스펙요구와 개발 진척상황 등을 적절히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X박스 개발자 모임에서 20여개 개발사를 라이선스 파트너로 정한 데 이어, 개발협력 라인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협력사 10곳 중 8곳 정도가 온라인 기능을 지원하는 ‘X박스 라이브’용 타이틀 개발에 뛰어든 것은 주목할 만하다. 온라인게임 개발에서 축적된 기술력이 별 부담없이 콘솔형 온라인게임으로 이식될 수 있는 장점을 가졌기 때문이다.

 ◇ 의미와 전망=우선 게임플랫폼의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한정된 수출시장에서 PS2와 X박스의 브랜드파워는 매력적이다. 개발사들도 한계에 이른 온라인게임시장만 바라보고 ‘치킨 게임(양쪽에서 차를 몰아 담력을 겨루는 게임)’을 벌이기보단 세계적인 플랫폼을 활용, 해외시장을 뚫는 쪽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나름의 경쟁력을 갖춘 유망 개발사들이 소니, MS와 윈윈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니와 MS가 한사코 “배타적 계약 관계는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어느 한쪽에 협력하다 더 넓은 시장기회를 놓치거나 국내 업체들끼리 협상력을 갉아먹는 상황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충고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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