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악화·서버 불안 이유 스스로 포기
서비스나 업그레이드 중단을 선언하는 온라인게임들이 늘고 있다.
게임 개발에 길게는 5년에 걸쳐 수십억원씩 투자했던 관련업체들이 게이머들의 외면을 극복하지 못한채 눈물을 머금고 ‘사형선고’와 같은 서비스 중단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가운데는 완성도가 높은 게임들도 적지 않아 최근의 잇따른 서비스중단 사태는 국내 게임시장의 과열 양상을 대변하는 사례로 해석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서비스 중단 유형=게임업체의 의지에 따라 일시 중단, 완전 중단, 업데이트 중단 등 여러 유형이 있다. 현재까지 중단을 선언한 온라인게임에는 엔씨소프트의 ‘샤이닝로어’와 ‘에버퀘스트’, 넥슨의 ‘엑사인’, 젠아이소프트의 ‘퇴마록’, 코디넷의 ‘엘카르디안’, 엔에이씨정보시스템의 ‘이클립스’,이야기의 ‘판타지포유’ 등 수십여 종에 달한다. 엔씨소프트는 ‘샤이닝로어’와 ‘에버퀘스트’ 퍼블리싱에 100억원 이상의 돈을 들였지만 과감하게 포기했고 넥슨도 ‘엑사인’ 개발에 5년 이상을 투자했지만 결국 업데이트 중단을 선언하고 말았다. 서비스중단 이유는 대부분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소 게임업체의 경우는 경영난까지 가중되면서 서비스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는 발표도 적지 않다. 서버 불안정 등 기술적 이유로 서비스를 중단하는 사례도 있다.
◇소스코드 해외 유출 우려=열악한 시장 환경 때문에 서비스를 중단하는 온라인게임이 늘면서 소스코드의 해외 유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서비스 중단이 경영 악화로 이어져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소스 코드를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 마지막 수익 창출로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기업들이 국내기업을 상대로 공공연하게 소스 코드 양도 제안을 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관호 위메이드 사장은 “중국기업들이 한국 온라인게임의 소소 코드를 획득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리기업들이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을 보다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출시도 잇따라=한편 중단됐던 일부 게임의 경우 수개월의 리뉴얼 작업을 거쳐 재탄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지난해 서버 불안으로 중단했던 ‘탄트라’를 ‘탄트라V2’로 론칭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도 ‘프리스트’의 업그레이드를 5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네오위즈는 계열사 엔틱스소프트(구 타프시스템)가 개발 중인 ‘루시아드’를 리뉴얼해 ‘요구르팅’이라는 새 게임으로 5월 중 선보인다. 아이소닉온라인도 ‘아타나시아’를 중단하고 ‘엘로드’라는 게임으로 고쳐 서비스중이다. 이밖에 SR코리아의 ‘운’, 이매직의 ‘세피로스’ 등도 서비스가 중단됐다 재기에 나선 게임들이다.
한 게임업체 사장은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문제가 있다면 서비스 중단 결정도 예전에 비해 빨리 내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