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졸업자들의 경력개발
인크루트 헤드헌팅사업부 이임숙 컨설턴트 (isle@incruit.com)
얼마전 필자는 연락이 끊겼던 첫 직장 사수로부터의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필자가 헤드헌터가 되었다는 얘기를 얼마 전 들었노라며 어렵게 자신의 명함 한장을 내밀었다. 적합한 자리를 부탁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의 명함에는 중소 IT업체 영업부장 타이틀이 찍혀있었다. S대 전산과 출신의 능력있는 프로그래머였던 그는 "젊은 후배들 속에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사뭇 충격적인 고백이었다.
7∼8여 년 전만해도 우리 기업의 전산환경은 지금과 달랐다. 유망한 전문직이었던 프로그래머는 비교적 그 수명이 길었다. 본인이 일을 즐길 수 있을 때까지는 언제라도 계속 그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변해, 백발중년의 프로그래머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본인의 뜻과는 상관없이 대부분 30대 후반에는 기술영업이나 순수영업직으로 불가피하게 전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비단 컴퓨터관련 직군에 해당하는 것만은 아니다. 기술이 날로 발전하는 지금의 환경속에서 엔지니어들 대부분이 느끼는 경력개발의 문제다.
선배들의 선례로 미루어 생존의 기간이 길지 않다는 것을 느끼며, 진로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이공계열을 전공한 그들에게 배움을 펼칠 수 있는 곳이 너무나도 한정되어 있다. 특히 관리자로 성장하기는 더욱 힘든 우리사회의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공계 출신자 스스로도 얼마나 경력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되짚어보았으면 한다.
엔지니어들을 보면서 느끼는 가장 큰 아쉬움은 조직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30∼40대 이후에는 자신이 담고 있는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이외에도 비즈니스 마인드와 조직관리 능력이 요구된다. 특히 관리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에 따라 구성원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이것이 관리자로 재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는 마케팅과 비즈니스에 대한 감각이다.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하고 이를 통해 어떠한 상품이 인기를 끌겠다는 예측 능력, 거시적인 혜안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이는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다. 그 밖에도 다양한 분야에 있어 인맥을 쌓고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능력 역시 이공계 출신자들이 보완해야 할 항목이다. 이러한 능력은 창업을 하건 조직 안에서 관리자로 성장하건 상관없이 갖춰야 할 능력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기술을 쫒아다가보면 자칫 사회와 시장에 대한 큰 눈이 부족할 수 있다. 나무를 보는 눈뿐 아니라 큰 숲을 보는 눈. 그것이 바로 이공계 출신자들의 경력관리에 늘 함께해야 할 지침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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