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게임이 오락이라는 편견을 버려"

‘게임은 오로지 어린이용이라는 편견을 버려라’

컴퓨터 게임이 문학·음악·미술과 같은 수준의 진지한 학술주제로 승화되고 있다.대학의 박사과정이나 연구소의 연구 주제,온라인 학술지 게재 등을 통해 컴퓨터 게임학의 위상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게임이 학술 대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엄청난 수요 때문.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에 따르면 7세 이상의 미국인 가운데 약 50%가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컴퓨터 게임 산업 매출은 지난 해 영화 산업 매출보다 많은 114억 달러에 달했다. 또한 지난해 미국 부모 중 63%가 비디오 게임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이제 자녀 교육 혹은 자신들의 여가 활용을 위해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게임이 ‘게임학’이라는 학문으로 발전하면서 ‘게임의 이야기 구성 방법’이나 ‘게임이 인간의 자아 표현 방식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학자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조지아 테크의 재닛 머레이 디지털 미디어 대학원 원장은 “4000년 전 이집트의 그림에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발견됐으나 지금까지 인간은 게임에 대해 학문적으로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며 “디지털 게임은 오래된 바로 그러한 게임 전통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디지털 게임은 영화의 탄생과 마찬가지로 인간을 표현하는 완전히 새로운 팔레트”라고 덧붙였다.

게임학자들이 가장 관심 있는 단골 주제 중 하나는 게임의 폭력성과 게임의 폭력성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것이다. 저명한 게임학자인 MIT 공대의 헨리 젠킨스 비교 미디어학 학장은 “지난 25년 영화 역사에서 자주 논의된 영화의 폭력성 외에도 게임학에선 연구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문제들이 많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컴퓨터 게임학이라는 신생 학술 분야에서 종종 제기되는 문제들은 크게 △게임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게임 평가 기준은 무엇인가 △대규모 멀티플레이어 게임의 경우 온라인 세계의 사회성이 인간 행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등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연구해 실제 박사학위를 받는 사례도 많아질 전망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소재 IT 대학 산하 컴퓨터 게임 연구소는 최근 제스퍼 주얼에게 연구소 최초의 컴퓨터 게임학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주얼 박사는 세계 최초의 비디오 게임학 박사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학위 논문인 ‘실제 규칙과 가상 세계 사이의 비디오 게임: 반 현실 ’은 비디오 게임에 대한 정의와 비디오 게임학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주얼 박사는 “많은 이들이 경시하는 장난스런 주제를 선택해 그에 대해 매우 상세한 이론을 정립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며 “비디오 게임은 소설이나 영화보다 연구가 덜 됐다는 이유만으로도 소설이나 영화보다 훨씬 더 많은 분석을 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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