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과 국제 신용평가기관 등 외국의 시각은 이번 대통령 탄핵 사태가 단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탄핵 정국의 충격을 흡수하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아 갈 것이란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여기다 우리 정부도 국제 금융 기관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해외 IR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여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급격한 국제 신인도 하락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제 금융 시장에서 한국 관련 금융 상품의 가격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번주 열리는 뉴욕 증시 등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주말 뉴욕 금융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외평채)의 가산 금리가 소폭 상승, 외국 금융기관들의 불안한 심리를 드러냈다. 오는 2013년 만기의 외평채 10년물 가산 금리는 0.04%포인트(bp) 올랐고, 5년물의 경우 5bp 상승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한국물(ADR)들도 다소 하락했다.
하지만 월가의 한국 담당자들과 투자자들은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시장이 다소 흔들리고 있으나 큰 혼란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은 한국 경제와 시장이 자생력을 갖췄다는 의미라며 신뢰를 나타냈다.
국제 신용기관들의 평가 역시 비교적 차분했다. 한국의 대외적인 신용도가 단기적으로는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무디스의 수석 분석가인 토머스 번은 “한국의 경제 기구들은 이번 혼란을 극복해 나갈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정책의 지속성을 유지, 한국 경제활동을 지탱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대통령 탄핵이 단기적으로는 정치불안을 야기할 것이지만 한국 채권에 대한 기본적인 신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NP 파리바의 한 애널리스트도 “단기적으로는 외국 자본이 한국을 빠져나갈 우려가 일부있지만 국제수지 흑자와 당좌예금 등으로 인해 원화도 조만간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P도 정치적 위기가 단기적으로 경제 심리에 타결을 줄 수 있으나 신용등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신용등급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피치도 국회의 탄핵 결정이 국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기업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신용기관의 평가 덕분에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음에도 월가를 비롯, 국제 금융가에서 한국물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은 관망세가 우세한 상황이다.
이는 주요 신용 평가회사들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직후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게 주효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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