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콘텐츠의 정점은 포털이다. 포털 업계에 무한 경쟁 시대가 도래했다. 그동안 독자적인 강점을 가지고 시장에 안착했던 포털 업체들이 검색·카페·블로그·게임 등 주력 사업이거나 소위 돈이 되는 분야에 모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우선 그동안 웹사이트 주소를 알려주는 데 그쳤던 검색 서비스가 새롭게 단장되고 있다. 실제 검색 광고가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검색 엔진과 새로운 서비스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 세계 양대 검색 광고 업체인 미국의 야후와 구글이 국내에서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야후코리아는 미국 본사가 오버추어를 인수한 후 선보인 검색 엔진 ‘YST(Yahoo! Search Technology)’ 기반의 검색 서비스에 나섰다. 오버추어로부터는 랭킹 처리, 알타비스타로부터는 이미지처리 기술 등을 각각 채용했다. 검색 광고의 근간이 되는 랭킹처리 기술은 다음·야후·MSN·드림위즈·하나포스닷컴 등 포털에 ‘스폰서 링크’ 형식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 검색 서비스 업체인 구글이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하면서 검색 광고 서비스 시장에서 두 업체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검색 서비스 경쟁의 도화선은 지난달 오픈한 플레너스의 포털 ‘마이엠’이 제공했다. 마이엠이 사이트 내부 콘텐츠까지 찾아주는 ‘서치온’을 선보이자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검색 결과를 쉽고 재미 있게 찾아주는 도우미 ‘서치자키’를 도입했다. 여기에 엠파스는 사용자가 자주 찾는 검색어를 등록해주는 ‘간편 검색어 기능’ 등을 제공하면서 서비스 경쟁에 합세했다.
이른바 ‘카페’ 경쟁도 점입 가경이다. NHN은 그동안 다음이 사용해 오던 커뮤니티 명칭 ‘카페’를 사용해 법정 공방까지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NHN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음 ‘카페’를 떠난다는 내용을 함축한 자사 커뮤니티 사이트 광고를 펼쳐 서로간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블로그 서비스의 1위 자리를 놓고 NHN과 SK커뮤니케이션즈간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 서로 유리한 조사자료를 내세워 1위임을 주장하고 있다. NHN은 네이버 블로그의 지난달 순방문자 수가 1015만명을 기록,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를 누르고 처음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물론 강하게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카페와 블로그 서비스가 무선 인터넷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동통신사들의 콘텐츠 다양화 전략과 맞아 떨어지면서 제휴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네이트닷컴과 네이버는 각각 SK텔레콤, KT와 손을 잡았으며, 월 이용자 수 1200만명을 기록하고 있는 메신저 선두업체 MSN은 KTF와 제휴를 맺고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선보였다. 400여만개의 카페를 보유하고 있는 다음도 이동통신 3사와 제휴를 통해 카페와 메신저에 대한 유무선 연동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이런 무한 경쟁은 마케팅 비용 증가 등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지적도 있지만, 발전된 기술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의 발판으로 작용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우물 안 개구리’를 탈피하여 세계로 도약하려는 기업 가운데 NHN·플레너스·네오위즈 등이 있다. 이들은 일본·중국·홍콩 등에 설립한 현지법인을 통해 우리나라 포털의 경쟁력을 각국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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