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AOL·야후·어스링크 등 미국의 대형 인터넷 서비스업체(ISP)들이 100여명의 스패머들을 ‘캔 스팸법(CAN-SPAM Act)’ 위반 혐의로 주법원에 제소했다는 외신 보도다. 이번 제소는 지난 1월 ‘캔 스팸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로 이뤄지는 것이어서 소송의 진행 상황에 따라 향후 ‘캔 스팸법’의 진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에 ISP들이 스패머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근거 법인 ‘캔 스팸법’은 지난해 말 민주당 론 와이든 상원의원과 공화당 콘라드 번즈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스팸 메일에 관한 규제 법률이다.
현재 시행중인 캔 스팸법은 △메일 송신자가 회신 주소를 속이는 행위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상업적 메일을 보내는 행위 △메일 송신자들이 무작위로 메일 주소를 추출 및 수집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상업적 메일일 경우 광고 또는 판매 촉진 수단임을 알 수 있도록 제목에 표시해야 한다. 이같은 규제 조항들을 위반할 경우 200만달러를 넘지 않는 한도내에서 스팸 메일 1건당 최고 25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선 징역형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스팸 메일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네티즌들의 수신 메일중 65% 이상이 스팸 메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캔 스팸법이 스팸 메일을 차단하기에는 역부족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특히 ISP, 연방 정부, 검찰총장 등에만 제한적으로 스패머를 고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다 ‘옵트 아웃(Opt-out)’ 방식을 채용, 메일 수신자가 수신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메일 수신을 허락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옵트 인(Opt-in)’ 방식을 채택, 메일 발송전에 수신자로부터 허락을 받도록 강제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웃지 못할 사실은 캔 스팸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던 의원들 조차 수십만통의 스팸 메일을 선거구민들에게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4개 ISP들의 소송 제기는 캔 스팸법이 한낱 종이 호랑이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효과적인 스팸 퇴치 도구인지를 판단할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기획부·장길수부장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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