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SK디투디가 ‘GA디투디’로 새로 태어났다. SK글로벌에서 분리돼 독립법인 SK디투디로 출범한 지 꼭 2년 만이다. ‘SK’라는 브랜드와 ‘국내 10대 쇼핑몰’이라는 위상에 비쳐 볼 때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법도 한데 이번 매각과 관련해서는 시장의 반응이 의외로 냉랭하다.
사실 SK디투디는 이미 지난해부터 숱한 ‘매각설’에 시달려 왔다. 이미 시장에 ‘공개’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코스닥 업체가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소문에서, 매각 대금이 세자리에서 두자리로 줄었다는 투의 소문이 꼬리를 이었다. 시장이 무반응인 것도 아마 숱하게 떠돌던 소문이 그저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일 것이다.
한달에도 수십개의 쇼핑몰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고 있지만 특히 이번 SK디투디 매각은 전자상거래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대기업이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어 실패한 첫번째 사례다. 그동안 대기업이 전자상거래의 일부 서비스나 사업을 포기한 적은 있지만 쇼핑몰 사업 전부를 중도에 하차시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SK디투디의 운명은 더욱 기구하다. 이번까지 총 3번이나 주인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SK디투디의 출발은 지난 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는 95년 카탈로그 통신판매업을 시작해 2000년 4월 ‘디투디’ 인터넷 쇼핑몰을 오픈했다. 이어 SK글로벌 주도로 이미 분사 기업이었던 해외 쇼핑몰 ‘위즈위드’, 자체 정보통신 전문 몰 ‘클릭 OK’를 통합해 2002년 10월 SK디투디로 다시 출범했다.
자본금 80억원으로 출발한 SK디투디는 당시만 해도 카탈로그 회원 200만명, 디투디 68만명, 위즈위드 55만명, 클릭OK 26만명 등 350만명의 회원수를 기반으로 쇼핑몰 ‘빅3’ 진입을 노렸다. 실제 디투디는 의류와 패션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며 한때 종합 쇼핑몰 순위 5· 6위를 오갔다. 월 매출이 200억원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늘어나는 적자를 메우지 못해 결국 사업을 접게 되었다. 해외 쇼핑몰 위즈위드는 아직 건재하다고 이야기하지만 브랜드 실추는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쇼핑몰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쇼핑몰 인수·합병의 신호탄으로 파악하고 있다. 심지어 종합몰 중에서도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소한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만큼은 ‘대기업 비즈니스=대마불사’라는 등식은 이미 한물 간 이야기가 된 셈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12분만에 완충” DGIST, 1000번 이상 활용 가능한 차세대 리튬-황전지 개발
-
2
삼성전자 반도체, 연말 성과급 '연봉 12~16%' 책정
-
3
정보보호기업 10곳 중 3곳, 인재 확보 어렵다…인력 부족 토로
-
4
한덕수 대행도 탄핵… 與 '권한쟁의심판·가처분' 野 “정부·여당 무책임”
-
5
최상목 “국무총리 탄핵소추로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증가”
-
6
美 우주비행사 2명 “이러다 우주 미아될라” [숏폼]
-
7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8
우원식 “韓 탄핵소추안은 국무총리 탄핵안”… 의결정족수 151석으로 판단
-
9
원·달러 환율 1480원 넘어...1500원대 초읽기
-
10
'오징어게임2' 엇갈린 외신 반응 “날카로움 잃었지만…”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