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다르면 과금정보·부가서비스 불가
착신번호 부여로 올해 인터넷전화(VoIP)의 대중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인터넷폰이나 게이트웨이 등 단말기·장비의 호환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8일 정통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폰 제조사간 호환성 부족으로 통화시 과금정보나 부가서비스의 제공이 불가능하거나 서비스 사업자 변경시 단말기를 교체해야 하는 불편이 우려된다.
특히 인터넷폰간 통화는 같은 사업자의 가입고객끼리만 이뤄져 왔으나 착신번호가 부여돼 다른 가입자와의 통화가 시도될 경우 호환성 문제가 부각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VoIP포럼 등은 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통해 장비의 접속 연동 표준을 만들거나 상호호환성 테스트(ION)를 2년여에 걸쳐 시행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왔으나 적용 프로토콜에 따라 호환성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강신각 VoIP포럼 부의장(ETRI 통신프로토콜연구팀장)은 "TTA표준에 따른다면 일반적인 음성통화에는 문제가 없지만 과금정보 전달이나 부가기능 등에는 문제가 예상된다"며 "특히 일부 통신프로토콜(SIP, MEGACO)을 활용한 인터넷폰의 경우 아직 표준이 미비하다는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TTA가 주도하는 연동시험도 기존프로토콜(H.323)에 대해서는 여러차례 연동 시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지만 새로운 프로토콜은 개발 시점별로 버전이 달라 기본적 서비스 구현에 급급한 실정이다.
강호정 큰사람컴퓨터 상무(CTO)는 "프로토콜 적용이나 소프트웨어 구현의 차이에 따라 제조사별로 호환이 잘 안되기도 한다"며 "호환성 테스트 이전 제품의 경우 사업자가 바뀌면 단말기를 바꿔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인터넷폰 부품이 제품별로 크게 달라 생산이후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발생했다.
최근 정통부가 지난 99년 구축된 체신청 인터넷폰의 유지보수 업체를 선정했으나 선정업체가 관련 부품의 여유분을 확보하지 못해 취소당할 처지에 놓이는 일이 발생했다.
유지보수를 위해서는 대상 장비의 부품 일정량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나 해당 인터넷폰에 적용된 주문형반도체(ASIC)가 2001년 생산된 후 더 이상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구매가 불가능한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0년 역사를 가진 기존(PSTN)전화에 비해 인터넷전화는 부품이나 프로토콜의 호환성이 떨어져 사용량이 늘어나 전화를 걸고 받을 때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상호연동 시험이나 표준을 준수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값비싼 단말기를 다시 구매하는 피해를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