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모바일콘텐츠 부처간 딴죽걸기

 수차례 사업중복 비판을 받아왔던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의 ‘모바일콘텐츠 테스트베드’ 사업이 결국 ‘똑같은 이름의 2개 정부사업’으로 진행되게 됐다.

9일 문화부 산하 문화콘텐츠진흥원이 결국 모바일테스트베드협의회 소속 6개사를 모아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해온 테스트베드사업의 성과를 취합하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간담회를 진행키로 한 것이다. 이에 앞서 8일에는 정통부산하 소프트웨어진흥원도 자체 테스트베드 사업을 단독으로 개시하고 나섰다. 이를 놓고 부처간 케케묵은 신경전과 밥그릇 싸움을 또 들먹이는 것은 식상함을 넘어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일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양측이 모두 ‘국산 모바일콘텐츠의 해외진출’이라는 똑같은 문패를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자기 부처는 물론 업계까지 서로 갈라서 반목하고 질시하며 내부역량을 분산시키는 구조를 만드느냐는 점이다.

두부처가 대승적 관점은 방기한 채, 모바일콘텐츠 수출의 성과를 자기 부처만의 공로로 추켜세우기 위해 상대측의 사업 및 추진 계획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나서는 ‘딴죽걸기’의 음모가 도사려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모바일콘텐츠가 국가 최고 경쟁력 상품으로 대두되면서 기업들이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이때, 수출성과를 온전히 가져오지는 못하더라도 상대 부처가 독식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겠다는 저속한 발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얘기다.

기업관계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행여나 문화콘텐츠진흥원 테스트베드에 참여하고 있다고 해서 정통부쪽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불이익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또 소프트웨어진흥원측 참여를 덜컥 결정했다가 문화부가 주관하는 게임 행사나 시상제에서 소외되는 ‘미운털’이 박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대란’ 속에 우리나라가 원자재 없이 수출할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상품이 바로 ‘콘텐츠’다. 그런데 그 콘텐츠 수출을 놓고 해당 부처는 그야말로 아귀다툼에 몰두하고 있다. 정부의 일관된 방침과 지원을 갖고도 힘든 판국에 우리 콘텐츠업계는 해외시장 공략 기회를 판판이 놓치고 있다. <디지털문화부·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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