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中진출 `별따기`

중국정부, 게임등급 고강도 규제

 중국정부의 자국 게임 규제강화 조치로 현지 상용화에 필수적인 판권번호(게임등급) 받기가 어려워져 국산 온라인게임업계의 중국 진출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현지에서 온라인게임을 제공하려면 중국 신문출판국 산하 신문출판총서에서 판호를 받아야 하는데 국산 온라인게임 중 판호를 받는 게임이 극히 드문 것. 특히 지난해 9월 이후 2개 뿐인 것이 거의 확실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관련기사 본지 2월 12일 1면 참조

이에 따라 시장 포화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중국 진출 전략의 일대 수술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정식 허가받은 게임은 2종뿐=현재 판권번호를 받았다고 밝힌 제품은 액토즈소프트와 애니파크가 공동 개발한 ‘A3’, 고누소프트의 ‘가약스’ 등 2종 뿐이다. 고누소프트 중국 담당 이범주 차장은 “중국 파트너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신문출판총서가 주관한 기업간담회에서 중국 정부관계자가 지난해 9월 이후에는 170여 게임이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허가를 받은 한국게임은 ‘가약스’와 ‘A3’ 뿐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현재 판호 신청을 기다리는 제품들은 ‘리니지2’를 비롯해 ‘시아’ ‘라키아’ 등 일일히 열거하기도 힘들다. 엔씨소프트 중국 담당자는 “‘리니지2’ 가 판호를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게임보다 늦게 나오는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특히 ‘리니지2’의 경우 현지에서도 기대가 높은 만큼로 판호가 늦어질 경우 이달중 시범서비스 계획도 연기될 수 밖에 없다.

 ◇허가 자체가 ‘자랑거리’ 편법 난무=사정이 이쯤 되다보니 게임업체들 사이에서는 판호를 받은 것 자체가 홍보꺼리가 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는 지난 1월 ‘A3’ 판호 획득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며 고누소프트 측도 “‘가약스’ 판호 획득은 중국 진출의 청신호”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액토즈소프트는 ‘A3’에 대해 대대적인 수술을 끝낸 후 판호를 신청한 지 7∼8개월만에 획득했으며 고누소프트도 판호 받는데까지 5개월 이상 걸렸다. 이처럼 판호가 안나오다보니 각종 편법도 동원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중국 정부가 자국 게임에 대해서는 허가를 잘 내준다는 사실을 감안, 국산 게임을 중국 게임으로 둔갑시키는 것.

 중국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국산게임 중 줄잡아 15종은 현지 파트너사가 개발한 ‘중국 게임’으로 허가를 받아 서비스되고 있다”고 전했다. 편법으로 서비스하다가 중국 정부의 시정조치를 받은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게임업체 한 CEO는 중국에서 외산 온라인게임 쿼터제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 했다.

 ◇향후 대응 방법은 없나=앞으로도 중국 정부의 고강도 규제는 국산 온라인게임의 현지 진출에 큰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현지 게임서비스업체인 세기화창문화엔터테인먼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월에 열린 ‘중국국제게임전시회(차이나조이)’에서 “사실상 자국 온라인 게임을 육성하고 외산 온라인게임 서비스 규제를 골자로 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됐으며 곧 실행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게임투자마트를 주관한 메가웹글로벌의 차승혁 사장은 “중국 업체들이 하나같이 기술 이전을 요구하고 있어 공동 개발, 합작법인 설립 등이 중국 진출 방향이 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기술이전이 없는 외산 온라인게임에 대해서는 허가를 잘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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