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통신망도 필요한 사람이 직접 설치하는 D.I.Y(Do It Yourself) 시대가 도래한다.
최근 미국의 주요 관공서들이 자체 초고속 네트워크 공사를 지역 통신사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자기 힘으로 해결하는 사례가 확산되면서 정부기관과 민간통신업체간에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C넷이 1일 보도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미국 정부기관들이 기존의 낡은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민간 통신업자에게 공사를 맡기고 사용료까지 매달 꼬박꼬박 내는 것보다 통신망을 직접 설치, 운영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워싱턴DC의 경우 총 9300만달러의 시예산을 투자해 지역내 300여 공공기관 사이트를 연결하는 초고속 통신망을 자체적으로 구축 중이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시청 관계자는 “워싱턴 지역내 공공기관을 위한 독자 네트워크망을 구축할 경우 연간 1000만달러 이상의 네트워크 사용료와 유지비를 아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유타주에선 지역내 18개 도시의 관공서를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대형 네트워크 구축사업이 민간 통신업체를 배제한 가운데 진행 중이다. 심지어 조지아주의 한 소도시에선 지역 교사들이 나서 220만달러 규모의 교육행정망 개량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미국내 관공서와 지자체들이 초고속 통신망을 스스로 설치하는 추세가 확산되자 벨 사우스, 버라이존, 퀘스트 등 통신업체들은 정부 시장을 아예 놓칠지 모른다는 위기감 속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벨사우스의 한 관계자는 “통신산업에 대한 규제 권한을 지닌 정부기관이 스스로 통신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엄연한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기관이 국민의 세금으로 값싼 자체 통신망을 구축하는 자체가 불공정 행위라고 비난했다. 지역 통신업자들은 아직 정부기관을 상대로 법률적 대응에 들어가지는 않고 있지만 일부 주의회를 상대로 관공서의 네트워크 D.I.Y 사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대정부 로비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민간 통신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많은 관공서들이 값싼 자체 네트워크망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정부 기관의 통신시장 잠식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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