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살리기-학장에게 듣는다](4)최홍건 산업기술대 총장

 “교과과정 개편 시점부터 기업의 의견을 반영하는 맞춤식 교육을 철저하게 실천해야 합니다.”

한국산업기술대 최홍건(60) 총장은 이공계 기피 해법으로 대학의 ‘맞춤형 교육’을 일관되게 주장한다. 대학이 산업계의 요구에 맞지 않는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정작 기업체 신입사원은 재교육을 받아야 했다는 것.

“모 대기업의 인사 관계자는 신규채용 인력을 재교육하는 데만 매년 800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학이 정말 쓸모 있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공계 출신의 몸값은 점점 낮아졌습니다.”

그는 대다수 대학과 교육이 여전히 △대학위주의 학부 운영 △교수전공 위주의 교과운영 및 실습기자재 편성 △이론 및 강의 위주의 교육방법 등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한국산업기술대는 1300여개의 가족 회사를 통한 현장 실무자들의 의견을 매년 교과과정에 반영하고 있어요. 여기에는 산업 분야 현장실무자들이 참석, 대학교육에 대한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경기도 시화공단에 위치한 한국산업기술대 캠퍼스 내의 창업보육센터에는 ‘카메라폰 렌즈’ 등 이미 성공한 벤처가 들어와 있다. 더 정확히는 이 학교에 자리를 틀고 나서 빠르게 매출을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게 최총장의 설명이다.

학교는 작은 실험실이자 공장이다. 최근에는 대우조선해양의, ‘로봇연구소’를 유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향후 10년간 300억원을 투자받아 이 지역을 산학연의 로봇클러스터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로봇연구소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다른 대기업과도 산학 R&D 센터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아마 2년 안에 2∼3개의 대형 기업 R&D 센터가 들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학이 산학연의 중심이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산업기술대는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구 강소국의 기술혁신집적지역과 기술단지를 조성하고 오울루테크노폴리스 이노폴리 등 폴리텍(Polytechnic)을 집중 육성해 성공한 사례를 참조하고 있다.

“대학에서 학과 간 정원 재조정이나 학과 신설 등의 기준은 산업계와 긴밀한 산학협력을 통 해 유연하게 조정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학 경영 및 교수 운영 방식도 재선돼야 합니다.”

최 총장은 산업체 경력 교수 채용우대 및 겸임교수제 확대 등 교수 임용제도의 개방화, 경쟁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기업은 대학을 그 들의 연구실로, 대학은 산업현장을 대학의 캠퍼스로 활용하려는 진정 한 산학협력 정신의 실천만이 양질의 인력을 사회로 공급, 이공계 기피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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