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계열사 운영 웹스토리지 음란물 유통 `무방비`

 ‘확실한 성인영상’을 보여주겠다. 일반 포르노사이트가 아니다. KT 계열사인 KTH가 운영하는 웹 스토리지서비스 ‘아이디스크’(http://idisk.hitel.net)내 커뮤니티의 한 클럽 홍보문구들이다.

 실제 이 클럽에 들어가 보면 ‘(수출용) 성폭행비디오...’ ‘한국 톱모델 호텔보이랑∼’과 같은 제목의 동영상들이 널려 있다.

 KTH에서는 ‘저작권법을 위배하거나 음란물 관련 글을 올릴 경우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다’는 공지사항을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의심이 들정도로 ‘공지’에 위배되는 수만은 글들과 동영상들이 방치돼 있다. 게다가 즉석에서 회원에 가입하면 누구나 쉽게 음란 동영상물을 내려받을 수 있다. 보다 심각한 것은 이곳에는 성인인증 과정조차 없어 초등학생등 미성년자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사실.

 같은 웹스토리서비스 회사인 G사 사이트의 경우 미성년자 음란물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성인 인증시스템을 도입한 반면 아이디스크에는 이같은 장치가 전혀 없다.

 서울 신길동 김모 씨(45세)는 “초등학생 아들의 ID로 아이디스크를 이용해 보니 성인클럽에 아무런 제재 없이 가입이 가능했고 70∼80MB급 음란물을 간단하게 내려받을 수 있는 것을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H측은 “음란물이나 불법 파일을 삭제하고 있지만 80만개의 클럽들을 일일이 살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어차피 미성년자를 제한한다 해도 부모의 ID와 비밀번호만 알면 가능한게 아니냐”고 강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T의 경우 ‘지난 20일 전국 1만여개 학교에서 음란, 자살 등 각종 유해사이트에 접속 할 수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자정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계열사인 KTH의 이같은 사이트 관리는 결국 KT의 발표를 무색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꼬집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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