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중국업체 2배 과당 징수

배타적 로열티 정책, 경쟁력 상실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중인 국내 휴대폰업계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칩 독점공급업체인 퀄컴의 배타적인 로열티 정책으로 가격경쟁력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국내 업체들이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조인트벤처를 세워 현지에서 제품을 판매하더라도 국내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으로 간주해 로열티를 부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 퀄컴에 중국 현지업체와 같은 조건으로 맞춰달라고 요구했지만 매번 무시당했다”고 토로했다.

 퀄컴은 한국 업체에 CDMA 휴대폰 로열티로 내수용 5.25%, 수출용 5.75%를 부과하는 반면, 중국 업체로부터는 내수 2.65%, 수출 7.0%를 받는다. 문제는 국내 업체가 중국에서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직접 판매하더라도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과 똑같은 로열티를 퀄컴에 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업계가 올해 중국에서 지난해보다 5배 가량 많은 1000만대 규모의 CDMA 휴대폰을 직접 생산·공급할 계획이어서 퀄컴과 로열티 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중국의 커지앤 및 랑차오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CDAM 휴대폰을 현지에서 생산 판매하지만, 퀄컴에 5.75%의 로열티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퀄컴이 중국에서 생산·판매하더라도 수출용 제품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 업체와 비교해 제품 생산단계에서 3% 이상 원가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퀄컴과의 비공식적인 협상에서 중국 조인트벤처의 로열티를 중국 업체 수준으로 맞춰달라고 요구했으나 부정적인 답변을 들었다”며 “중국의 순수 로컬업체들만 이에 해당한다는 게 퀄컴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중국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했거나 추진중인 중견업체들도 퀄컴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중견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국 생산공장 설립은 원가 경쟁력 확보와 중국 시장 직접 진출을 노리고 추진되는 데도 퀄컴은 이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퀄컴이 고객의 사정은 개의치 않고 독점적인 위치를 이용해 잇속만 챙기려 한다”고 지적했다.

 퀄컴은 국내 업체들로부터 중국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한국 업체들이 원하면 중국과 똑같은 조건(내수 2.65%, 수출 7.0%)으로 로열티 협상을 체결할 수 있다”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업체들이 로컬 업체에 대한 퀄컴의 적용기준이 변하지 않는 한 중국 시장만을 고려해 이 안을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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