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유통전문업체 시대.’
국내 SW와 HW시장에서 유통전문업체들의 위상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외산과 국산의 치열한 영업현장에서 외산 제품의 막강한 위세를 뚫고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국산 솔루션은 물론 낯선 시장에서 제품을 공급해야 하는 외산 업체들의 제품판매와 기술지원을 이들 유통전문업체들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 업체를 제외하고는 제품의 공급과 사후관리를 모두 감당할 수 있는 업체는 거의 없기 때문에 솔루션 공급사(밴더)들의 유통전문업체들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공급 및 개발업체들의 그늘에 가려 이름을 나타내지 못했던 유통전문업체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 시장 선도업체로서의 위상을 높여간다는 포부다. 유통전문업체들은 현장의 살아 있는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먼저 파악하고 이를 공급하는 한편 고객과의 관계 유지를 위한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HW 유통전문업체들은 대부분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며 명실상부한 중견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코오롱정보통신(대표 변보경)은 IBM·HP·선마이크로시스템스·EMC·오라클 등 세계적인 IT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국내 1000여개 협력사들과 함께 시스템 인프라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5년 IT업계 빅5 진입을 목표로 한 중장기 경영 전략인 ‘비전 2005’를 수립한 코오롱정보통신은 올해를 이같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기로 삼고 있다.
LG엔시스(대표 박계현)는 지난해 시스템 부문에서 2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매출의 70%를 컴퓨터사업부문에서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총 매출 목표 3700억원 가운데 2600억원을 컴퓨터서버 관련(시스템·솔루션·서비스) 부문에서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밖에 영우디지탈(대표 정명철)은 지난 93년 한국HP와 총판 계약을 맺은 데 이어 95년 구 컴팩코리아와도 총판 계약을 맺으며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2599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매출 목표를 283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SW 유통전문업체인 아이티플러스(대표 이수용)는 지난 1998년 설립됐다. 같은해 BEA 제품에 대한 국내 총판권을 획득한 뒤 지금까지 국내 600여개의 업체에 BEA사의 솔루션을 공급했다. 아이티플러스는 올해 BEA 제품 관련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5% 이상 늘려 잡았으며 2002년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머큐리인터액티브 제품에 대한 올해 매출 역시 지난해 매출액보다 50% 이상 늘려 잡는 자신감을 보인다.
SW 유통업체인 펜타시스템테크놀러지(대표 장종준)은 앞선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에 상응하는 솔루션을 도입해 시장 개척에 앞장서 시장을 선점해간다는 전략이다. 펜타시스템은 이같은 전략을 통해 지난해 대비 약 20% 성장한 335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펜타시스템의 장종준 사장은 “해외에서 인정받은 제품이라 할지라도 국내에서 기술적인 지원을 해주지 못하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이같은 기술지원과 현장판매를 담당하는 유통전문업체들은 새로운 솔루션 공급업체로서의 위상을 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우기술(대표 최헌규)은 1986년 설립 이후 소프트웨어,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스템통합(S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다우데이타, 소프트뱅크, 인성디지탈, 소프트랜드 등 패키지 유통 전문업체들도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 영업망 정비와 사후지원 체제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SW 유통 새 돌파구로 `인터넷` 각광
인터넷이 한계에 부딪힌 패키지 소프트웨어 유통의 새로운 돌파구로 부각되고 있다.
인터넷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온라인서비스, 콘텐츠 유통 등이 새로운 수익 사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선 주목할 것은 온라인 서비스다. 이미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온라인 서비스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백신이다. 온라인 백신서비스는 별도로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필요도 없고 번거로운 업데이트를 직접 하지 않아도 된다. 소프트웨어는 당연히 컴퓨터에 설치하고 사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목적을 이루도록 하는 서비스가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국내 대표 백신업체인 안철수연구소는 작년부터 백신을 포함한 온라인 보안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최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미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에서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올해 온라인 보안서비스에서 전체 매출의 20%가 넘는 88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기존 소프트웨어 유통업체가 이러한 온라인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된다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 자사 홈페이지에 찾아오는 고객을 기다리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의 수동적 자세를 깨고 유통업체가 고객에게 온라인 서비스의 장점을 알리고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온라인 판매는 이미 일반화됐다. 오프라인에서 주도권을 장악한 유통업체들은 온라인으로까지 그 세를 확장해 가고 있다. 온라인으로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면 패키지 포장비용 및 유통비용이 전혀 들지 않아 가격이 저렴하다. 용량이 수백 메가바이트에 달하는 소프트웨어를 짧은 시간에 받을 수 있는 초고속인터넷 환경도 온라인 판매를 부채질하고 있다.
다우데이타시스템은 오프라인에 집중돼 있던 유통망을 온라인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 통합 e마케팅 사이트인 ‘e다우(http://www.e―daou.com)’를 개설했다. 소프트랜드도 작년 10월 자체 쇼핑몰(http://mall.softland.co.kr)을 개설했다.
이와 함께 소프트웨어 관련 각종 정보를 제공해 소프트웨어 유통업체가 일종의 소프트웨어 포털로 성장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미 외국에서는 베스트바이, 컴퓨USA 등 대형 소프트웨어 유통업체가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패키지 유통 업체의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포털로 많은 네티즌을 끌어 모으고 이를 통해 제품 판매의 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포털을 통한 광고 등 부가 수입을 올릴 수 있어 이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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