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조립 노트북 사업 재도전

강력한 프로모션 불구 성공여부 의문

 인텔코리아가 3년전 시장반응이 좋지 않아 사실상 중단했던 조립 노트북PC 사업에 재도전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텔코리아는 피씨디렉트를 MVAD(Mobile Value Added Distributor) 공식대리점으로 선정하고 이르면 3월께 현주컴퓨터·대우컴퓨터·주연테크를 비롯, 컴오즈·이지가이드·컴퓨존 등 용산 기반 쇼핑몰업체를 통해 조립 노트북PC를 선보일 예정이다.

 인텔코리아는 협력사에 대한 강력한 지원정책과 프로모션을 내비치며 야심이 대단하지만 노트북PC의 경우 브랜드 파워가 구매력을 좌우하고, 이미 100만원대 저렴한 노트북PC가 선보이는 것을 감안할 때 조립제품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어서 관련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텔코리아가 피씨디렉트와 추진하는 사업은 대만 노트북 제조사로부터 ODM 형태로 노트북 케이스와 주변기기들을 들여오면 국내에서 메모리·HDD·CPU를 소비자 요구에 맞게 조립해 주는 것으로 일종의 ‘베어본 노트북PC` 또는 ’화이트 노트북 베어본‘을 의미한다.

 물건이 대량 들여옴으로써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노트북 사양을 구미에 맞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모로 이점이다. 실제로 현주컴퓨터 등의 업체가 노트북PC를 선보이기는 했으나 소량 생산, 판매로 인해 가격경쟁력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던데다 현재 출시되는 노트북PC 대부분이 스펙을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없는 실정이다. 아울러 인텔로서도 데스크톱PC 시장 정체에 따른 위기감을 조립 노트북PC 시장에서 대신하려는 전략적인 의도가 내포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인텔코리아와 피씨디렉트는 대만의 2개 노트북PC 제조사와 계약을 체결한 상태며 구체적인 제품 모델과 향후 로드맵에 대해 의견을 조율중이다. 이에 따라 현주컴퓨터·대우컴퓨터·주연테크 등 중견 PC회사와 용산에 기반한 쇼핑몰 회사를 중심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모델이 확정되는 대로 내달부터 물건을 들여올 방침이다.

 피씨디렉트 최용돈 이사는 “올해 노트북PC 시장의 5% 수준인 4만∼5만대 가량을 조립 노트북PC로 대체하는 것이 올 목표”라며 “인텔코리아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표하고 있고 노트북PC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는 만큼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트북PC에서 중요한 발열량 문제는 대만 제조회사의 기술력이 뛰어나 문제시되지 않을 것”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트북PC의 경우 브랜드 파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이미 150만원대 내외의 저렴한 노트북PC들이 선보이는 것을 감안할 때, 조립 노트북PC 성공을 확언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인텔코리아에서는 스펙의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로 변경 가능한 폭은 크지 않고, 메이저 브랜드에 비해 디자인면에서도 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필리핀이나 러시아, 멕시코 등지에서는 조립 노트북PC가 자리잡고 있다고는 하지만 국내에서는 장담하기는 이르다"며 "PC회사에서도 주력제품보다는 전략기획상품으로 포진시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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