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다니던 온라인예매업체를 해킹해 공연장 등을 찾으려던 수만 명이 제 때 예약을 하지 못하도록 업무를 마비시킨 전직 전산시스템 운영책임자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센터장 총경 임승택)는 18일 내부보안망에 침입해 핵심 정보를 파괴하는 수법으로 회사 업무를 중단시킨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로 유명 인터넷 예매업체인 A사 전 기술운영본부장 김모(4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13일 오전 3시34분께 자신의 집 컴퓨터를 이용해 A사의 내부보안망에 침입한 뒤 회원관리정보 3679만건과 티켓예약정보 6162만건 등 총 9841만건이 들어있는 데이터베이스 파일을 삭제하는 방법으로 14시간 가량 이 회사 티켓 예약·발권 업무 등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사는 평소보다 극장 예약 등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밸런타인데이 바로 전날 해킹을 당하는 바람에 수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에 이 회사에 들어간 김씨는 지난달 31일 퇴사한 뒤 지난 13일까지 15차례나 이 회사 내부시스템에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후배들이 자꾸만 치고 올라오는 데 대한 심한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회사를 그만뒀다”며 “사직한 뒤 여러 차례 A사 내부시스템에 접속하던 중 충동적으로 범행을 하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경찰은 범행 동기가 충분치 않다고 보고 계속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사는 방화벽 등 기술적인 보안시스템은 비교적 잘 갖춰져있었다”며 “하지만 김씨가 퇴직한 직후 내부시스템의 비밀번호와 접속 경로를 바꾸지 않았다가 해킹에 노출된 것”이라며 허술한 ‘관리적 보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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