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미약하지만 장차 엄청난 수요를 형성할 개도국 시장을 놓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소스 진영이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록 현재는 MS가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맹주로 호령하고 있지만 미답의 신천지인 개도국 시장에서는 오픈소스 진영이 충분히 MS를 꺾을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실제 지원 언어에 있어서 오픈소스 진영은 현재 MS를 다소 앞서 있는 형국이다. C넷에 따르면 윈도의 최신 버전인 ‘윈도XP‘는 현재 47개 언어가, 그리고 사무용 소프트웨어인 ‘오피스2003‘은 34개 언어로 지원되고 있다.
이에 반해 대표적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오픈오피스‘는 60개국 언어를 지원하도록 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또 리눅스 운용체계(OS)용 가장 유명한 데스크톱 인터페이스인 ‘KDE‘의 경우도 40개 이상의 언어가 지원되고 있는데 40개 언어를 추가하기 위해 작업중이다. 59개국 언어가 가능한 오픈소스 웹브라우저인 ‘모질라‘도 10여개 언어를 추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오픈오피스‘는 2만개의 텍스트 스트링(string)을 갖고 있는 등 현지화 작업이 결코 만만치 않다. 컴퓨터라는 용어는 물론 컴퓨터와 관련된 기본적인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은 국가들이 많다는 점도 애로 사항이다. 르완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오픈오피스‘를 르완다 언어로 개발하고 있는 르완다 개발자들은 컴퓨터라는 르완다 말이 없자 이를 영어나 불어에서 차용하는 대신 ‘무다소브와(mudasobwa)‘라는 언어를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아프리카를 비롯해 전세계 저개발국가들이 오픈소스 도입에 열을 올리자 MS도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MS가 태국정부에 초저가의 윈도를 공급한 것과 슬로베니아 버전의 윈도와 오피스를 개발 한 것 등은 모두 이러한 의지의 표출이다.또 10억이 넘는 거대 시장을 가진 인도를 겨냥해 MS는 14개 인도 언어로 지원되는 윈도와 오피스를 수년안에 내놓겠다고 최근 천명하기도 했다.
MS의 한 관계자는 “개도국은 선진국과 문화,시장 등이 다르므로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히며 “이들이 비록 지금은 수요가 보잘 것 없지만 장차 막대한 기회의 시장이 될 것이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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