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이어 국내업체도 인상 움직임
그동안 금기시 돼온 SW 유지·보수 산정방식 및 부과 수준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면서 소프트웨어 유지보수비 현실화가 급진전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오라클이 미 본사의 방침에 따라 유지보수 항목을 명문화하고 그 비용을 22%까지 올린다는 방침을 확정, 발표한데 이어 대표적인 국산 SW업체인 핸디소프트가 현재 8% 수준의 유지보수비용을 단계적으로 높여 12%까지 인상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했다.
이에 앞서 국내 ERP업체인 영림원소프트랩은 시스템공급가의 12% 수준, 또 다른 ERP업체인 더존다스도 평균 20%선에서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SW 유지보수비로 연간 시스템공급가의 20% 이상으로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SW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대부분 적정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에서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다.
심지어 아예 항목조차 없이 시스템유지보수비에 포함시켜 운용하는 등 편법으로 대가를 인정받아 왔다는게 SW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W유지보수료의 현실화는 곧바로 유지보수 가격인상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SW업체들은 고객들의 반발을 의식, 거론조차 하지 못해 왔다.
핸디소프트 김규동 사장은 이번 유지보수비 인상계획에 대해 “국산 제품이 미국에서는 라이선스 매출의 20%를 유지보수 계약금액으로 받고 있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절반도 안되는 8% 대에 불과하다”며 “올해 안에 신규로 맺는 계약부터 인상된 가격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조치로 고객들이 부담스러워할 것도 인정한다”며 “유지·보수 비용을 제대로 받는다는 것은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인 만큼 내부 서비스 역량 확충과 제도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문석 한국오라클 사장은 “소프트웨어 산업의 구조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핸디소프트의 선택은 당연한 귀결”이라며 “국산 소프트웨어를 살리자는 구호는 많이 나오고 있지만 진정으로 SW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유지보수료의 가격현실화가 근본적인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기완 알티베이스 사장은 “처음엔 피부로 와닿는 인상폭때문에 거부감도 있겠지만 90년대 후반 공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교육·컨설팅이 유료로 정착됐듯이 이제는 유지·보수 서비스에 대해서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환경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