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선 분가 후 첫 중장기 사업전략 발표
지난해만 해도 한 울타리 안에 있던 LG전선과 LG화학이 기자 간담회를 자청, 지난 12일 같은 시간대에 중장기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사업설명회는 LG전선이 LG그룹으로부터 독립후 처음 가졌다는 점에서, 그리고 LG화학과 신규사업분야에서 협력과 경쟁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특히 두 회사는 경쟁 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오너경영인인 LG전선 구자열 부회장과 전문경영인인 LG화학의 노기호 사장이 약속이나 한 듯 이구동성으로 신규사업 육성과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천명했다.
◇LG전선=구자열 부회장은 “LG전선은 올해 투자액을 지난해보다 72% 증가한 1100억원으로 확대하고 고부가 신제품 개발, 선진형 IT인프라 구축 및 설비 현대화에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부품연구소를 신설해 차세대 성장분야인 정보통신 부품·소재 분야에 R&D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며, 통신 및 전력분야는 시장을 선도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활동을 펼칠 방침이다.
특히 올해 고부가 제품과 신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 부가가치가 높은 광섬유·해양용 케이블·정보가전용 커넥터 등 15개 핵심제품의 원가혁신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TFT LCD용 기기선과 ACF(Antistrophic Conductive Film), 마이크로 광케이블 등의 신제품을 개발키로 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추진해 오고 있는 LCD용 부품인 연성회로기판(FCCL) 사업과 광가입자망인 FTTH(Fiber to the Home) 분야의 조기 사업안정화는 물론 미래사업인 초전도 케이블, 2차 전지용 부품소재 사업에도 적극 진출키로 해 올해부터 신규사업에서 전체 매출의 35%를 올릴 계획이다.
중장기 전략으로 2007년 ‘정보·에너지 전송분야 글로벌 톱 7’에 진입하기 위해, 전력부문은 초고압케이블, 광복합가공지선(OPGW) 등의 핵심제품의 품질경쟁력을 높여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은 물론 중동, 인도시장 확대를 통해 10%대인 세계 시장점유율을 17%대로 끌어올려 ‘글로벌 톱 5’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통신부문은 미국시장 수주확대와 신규 시장인 유럽을 포함, 인도시장을 개척하고 프리폼 대형화 등을 통해 3%대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10%대로 끌어올려 코닝, 후루카와(OFS)에 이어 세계 3위 광통신 메이커로 성장할 계획이다. 구자열 부회장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새롭게 CI를 선정하고 수직적·수평적인 기업 문화를 역동적이면서도 창의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중”이라며 “광케이블 분야의 경우에는 특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LG전선그룹은 공정거래법상 LG전선을 중심으로 3개 자회사(LG산전, LG니꼬동제련, 파운텍)와 관계회사인 LG칼텍스가스, 극동도시가스, 희성전선 등 7개사로 올 4월 기업집단으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경영은 관계회사 및 자회사들이 이사회 중심의 독립 경영시스템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화학=노기호 사장은 “편광판·2 차전지·ABS·인조대리석·표면자재·PVC 등 6개 사업을 집중 육성함으로써 2008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편광판 38%, 2차 전지 28%, ABS 20% 등을 점유한다는 목표다. 노 사장은 이들 6개 사업에 2008년까지 1조9770억원을 투자, 이들 매출이 지난해 2조8000억원에서 2008년 6조1000억원으로 늘려,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영업 이익도 지난해 2540억원에서 757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전자정보소재사업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바이오·환경·광전자 등 신성장 분야와 1등 사업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에 2270억원을 투자하고 매년 R&D 투자금액도 지속적으로 증대시켜 2008년에는 매출액 대비 약 4.5% 수준인 7000억원 규모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연구개발인력도 13%에서 18%로 늘릴 계획이다.
LG화학은 또 2008년 15조4000억원을 달성하고 특히 2차 전지·편광판 등 정보전자소재 및 미래형 신사업 투자를 확대, 정보전자소재 매출 비중을 지난해 10.0%에서 2008년 27.5%로 3배 가까이 올릴 계획이다.
노 사장은 2006년께 연구개발센터 설립을 완료하고 중국 지역본부인 LG켐차이나를 지주회사로 전환, 이를 통해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하는 등 중국 사업 안정화에 사활을 걸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 회사는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자 올해 2차 전지 생산라인(월 400만셀)을 구축하고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편광판· PDP 필터·고기능 산업재 라인을 세우는 것은 물론 테크센터·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노 사장은 베이징·상하이·광주 등 3곳에 전시장을 개설하고 LG켐차이나 지주회사 전환시점을 당초 2008년에서 2006년으로 앞당기는 등 중국 사업의 현지화 추진 로드맵을 발표했다.
LG화학은 1등 사업을 중심으로 이러한 해외사업을 적극 전개, 직수출 성격의 해외사업 매출목표를 2005년 36억달러, 2008년 75억달러로 정했으며 중국 매출의 비중을 지난해 58%에서 67%로 늘릴 방침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