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 뉴트렌드-환경](1)친환경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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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전기·전자제품에 대한 선진국들의 환경 규제가 본격 시행된다. 특히 내년 8월부터는 EU의 ‘폐전기·전자기기지침(WEEE)’이 발효되는데다 2006년 7월부터 인체에 해로운 유해물질을 제품생산에 쓰지 못하게 하는 ‘위험물질 사용제한지침(RoHS)’이 시행된다. 이 시점까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해당지역 전자제품 수출길이 막힌다. 대기업은 선진국의 움직임에 맞춰 대응체계를 마련중이지만 중소기업은 무방비 상태이다. 본지는 각국의 환경규제 현황과 대응사례, 정부대책을 주제로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선진국의 환경규제는 환경기준·환경마크제도·제품 및 포장폐기물 규제·에너지세와 탄소세 등 제품 부과금·개별산업에 대한 규제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같은 규제 강화는 직접적인 무역효과는 물론 환경기술개발 등 대응시스템 마련을 위한 비용과 투자비를 증가시키게 하면서 수출 원가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업체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기술수준이 뒤떨어진 국가나 기업의 제품은 선진국의 환경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수출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지역별로는 EU의 환경규제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EU집행위원회가 2001년 2월 환경정책과 직결된 이른바 ‘제품통합정책(IPP) 녹서(그린페이퍼)’를 채택하고 최근 WEEE, RoHS 최종안을 마련하는 등 전기·전자업계에 대한 환경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당장 내년 8월 발효되는 EU의 WEEE는 생산 및 수출에 가장 포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자제품은 그 특성상 생산공정에서도 오염물질이 배출되지만 제품을 사용한 후에도 재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반면 기술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제품의 수명주기가 단축되면서 폐기물이 대량으로 방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U가 추진중인 WEEE의 기본원칙은 작은 제품은 물론 과거에 판매된 제품까지 규제대상에 넣어 재사용·재활용 비율을 높이고 있어 파급효과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리란 전망이다. 또 수거 및 재활용 의무조항역시 EU역내에 리사이클 시설, 또는 협력업체를 두지못한 중소기업에겐 부담스럽다.

KOTRA에 따르면 WEEE시행에 따른 EU지역 제조업체의 수거 시스템 운영비용은 연간 약 5∼7억유로 상당이다. 이를 제품가격에 반영시킬 경우 소비자가격이 평균 2∼3% 인상될 전망이다. EU 역외 업체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은 자명하다.

미국은 전자렌지·TV·조명기기·냉장고·에어컨, 세탁기·온수히터·건전지·축전지, 반도체 등 제품별 환경규제안을 만들어 놓고 시행 중이다. 또 미연방환경보호청(EPA)이 컴퓨터, 모니터, TV 등 각종 전기전자제품을 임의폐기·매립 등을 강제로 금지하는 ‘컴퓨터 폐기물 대책법안(CHIP)’을 연방하원에 제출해 놓은 상황이고 수입되는 컴퓨터에 일정액의 환경부담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본에서 지난 2001년 4월부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가전 리사이클(Recycle)법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 PC의 경우 2001년 4월 업무용PC에 지난해부터는 가정용 PC에 대한 규제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와 관련 강홍식 한국전자산업진흥회 국제환경팀장은 “최근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의 매출중 수출비중이 70% 가량인 상황에서 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잇따라 환경규제를 발표하고 있어 수출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며 “업계가 친환경 제품으로 무장할 수 있도록 범 업계 차원의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