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합의 3년도 못돼 결별 위기
삼성전자가 그동안 LG전자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조달해 판매했던 식기세척기를 자체 생산키로 결정, 양사간 상호 OEM 밀월관계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삼성전자와 LG간 캠코더 OEM 공급은 현재 중단된 상태이고 가스오븐레인지의 OEM 역시 계속 진행될지도 아직 미지수다.
이로써 지난 2001년부터 진행돼온 상호OEM은 3년이 채 못돼 삼성전자의 식기세척기 자체 생산을 시발점으로 사실상 중단 상태에 처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수원 공장에 식기세척기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상반기 중 양산에 들어가 자체 브랜드로 시장에 진입키로 했다. 현재 12인용 4개 모델 개발은 완료하고 품질 관련 신뢰성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빌트인용과 일반 유통용을 구분하며 모델에 따라 브랜드도 `시스템하우젠` `삼성` `하우젠 등을 사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LG전자의 8인용 모델 공급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식기세척기 사업을 OEM 제품을 관리했던 국내영업사업부 MD그룹에서 생활가전 총괄 시스템가전사업부로 이관했으며 조직정비를 진행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식기세척기는 고급 주방가전 제품으로 아직까지는 시장이 미미하지만 향후 급속한 성장이 예상돼 이에 대비하기 위해 자체 생산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생산규모는 생활가전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상황으로 변수가 많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삼성이 식기세척기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빌트인 시장에 원활하게 대응하고 점차 고급화되는 주방가전 시장에서 경쟁력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또 삼성전자가 적극 추진중인 생활가전 사업 전략수립과도 맞물린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한 가스레인지 분야도 계속해서 OEM 공급관계가 지속될지 불투명하다. LG전자측은 "현재 가스오븐레인지 신제품 공급을 위한 제안서를 삼성측에 제시한 상태"라고 했지만 삼성전자는 "LG전자로부터 가스오븐레인지를 계속해서 공급받을 것인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혀 결별 가능성을 시사했다.
뿐만 아니라 LG전자가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기로 돼 있는 캠코더는 지난해 3월 이후 추가매입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01년 3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쟁력있는 사업에만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시작했던 양사의 상호OEM은 대승적인 취지에도 불구하고 3년이 채 못돼 사실상 결별의 수순을 밟고 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