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업체들 막판 `저울질`
‘13일을 주목하라’
300억달러로 추정되는 미국 3위 이동통신업체 AT&T와이어리스 인수 입찰 마감일이 13일(미국시각)로 다가온 가운데 세계적 통신업체들의 입찰 참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이통시장의 판도를 바꿀 AT&T와이어리스 인수전이 막판에 이르자 보다폰 등 글로벌 통신업체들은 입찰 참가 여부를 장고하면서 속내를 조금씩 드러내고 있는데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동안 입찰에 강한 의욕을 보였던 일본 최대 통신업체 NTT도코모가 입찰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NTT도코모는 모기업 NTT 이사진을 상대로 13일 마감시한 전까지 입찰 승인을 설득할 계획이지만 NTT 대주주들은 AT&T와이어리스 인수협상에 부정적이어서 결국 입찰경쟁에서 물러날지 모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난달 인수전 참여의사를 밝힌 NTT도코모는 AT&T와이어리스 지분 16%를 보유한데다 인수자금 300억달러를 마련하기에 충분한 회사신용등급을 갖춰 이번 수주전의 다크호스로 간주돼왔다.
이 회사 간부들은 AT&T와이어리스 입찰이 미국 이통시장에서 일본의 영향력을 확대할 마지막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실제 입찰 여부는 13일 낮에 열릴 NTT도코모 이사회 결정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영국 보다폰그룹도 AT&T와이어리스 입찰 마감시한을 앞두고 마지막 저울질에 한창이다. 그동안 이 회사는 인수전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도 공식적으로 입찰 참가는 정해진 바 없다고 연막작전을 펴왔다.
보다폰은 AT&T와이어리스 입찰참가에 가장 큰 걸림돌인 버라이존와이어리스의 지분매각에 대한 준비작업을 끝낸 상황이다. 보다폰이 보유 중인 버라이존와이어리스의 지분45%를 매각할 경우 최대 60억달러의 세금을 추징당할 위험도 있어 13일 마감시한까지 회사 내부적으로 격론이 예상된다.
이에 비해 미국 2위 이동통신업체 싱귤러와이어리스는 그동안 일관되게 인수 협상을 주도해와 AT&T와이어리스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일본 NTT도코모와 영국 보다폰그룹이 내릴 결정이 여전히 큰 변수로 남아있어 최종 승자를 점치기엔 아직 이른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누가 AT&T와이어리를 인수하든 통신시장의 판도변화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