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기관장에 듣는다](13)김유승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

 “불꺼지지 않는 연구소의 명성을 되찾을 것입니다.”

 10일 연구원 설립 38주년을 맞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유승 원장(55)은 종합과학기술연구소의 종가였던 KIST의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1966년 2월 10일 국내 최초의 종합연구기관으로 설립된 KIST는 올해 5대 중점연구영역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주역할 연구부문은 나노재료 및 소자기술, 인텔리전트 휴먼인터페이스(Intelligent HCI), 마이크로시스템, 생리활성 선도물질, 순환형 환경기술 등 5개 분야.

 김 원장은 이 5대 중점 연구를 통해 차세대 성장 동력 연구개발에 KIST가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김 원장은 오는 2010년까지 KIST를 세계 10대 연구기관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KIST 비전 21 연구사업을 추진, 나노기술분야인 신개념 전자소자(Spintronix)와 융합기술인 케모인포매틱스(Chemoinformatics) 부문의 선도 기관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단순한 산술적인 세계 10위권의 연구소가 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각각의 분야에서 톱10연구 역량을 가진 연구원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특히 선진 연구 기법을 배우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여 지난해 말 세계적인 생명공학연구소인 파스퇴르 연구소를 KIST에 유치하는 결실을 보았다. KIST는 올해도 글로벌 연구개발(R&D)기관간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게 된다.

 “올해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적 대학과 연구기관에 1∼2개의 해외 현지 랩을 설치할 것입니다. 그동안 각 연구소와 양해각서(MOU) 체결에 힘써 왔지만 올해는 해외 우수 인력을 유치하고 첨단 기술 정보를 수집하는 데 노력할 생각입니다.”

 김 원장은 KIST의 국제화 수준 향상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그는 3월이면 12개국 57명의 해외 인력이 KIST가 수행하는 나노재료소자 등 5대 중점 분야 연구과제에 집적 참여하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KIST에 처음 연구원으로 왔을 때 KIST의 자연 친화적인 주변 환경에 매료됐었습니다. 또 고가의 연구장비와 인프라 시설에 놀랐습니다. 그러나 현재 KIST에는 이런 장점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KIST 연구원 출신답게 아쉬움을 토로한 김 원장은 KIST의 연구 인프라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인프라가 있어야 일하고 싶은 연구소가 만들어진다고 여기는 그는, 오는 10월에는 KIST내 최첨단 건물인 국제 협력관 완공과 나노소자특화팹센터 구축 등을 자랑스레 소개했다.

 “KIST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뜻깊은 곳입니다. 이런 역사적 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건물 외관을 그대로 두고 내부 시설을 리노베이션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최고의 종합연구소였던 KIST가 지금은 그 명성을 제대로 잇지 못한다고 아쉬워한다. 김 원장은 과거의 명성을 찾는 것은 물론 연구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세계 수준의 연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함께하는 조직 문화 창출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일하고 싶은 연구소, 강하고 활기찬 KIST를 구현하고 싶다는 김 원장. 이를 위해 그는 경영 전반에 일등(Top), 신뢰(Trust), 함께(Together)를 뜻하는 3T 경영을 시작했다.

 “3T 경영은 구성원간에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항상 최고를 추구하며 가족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연구소 구현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는 “굳이 표어를 내세우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고급 과학기술 연구 인력과 선진 연구 장비를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 과학기술 중심 연구소의 위상을 세우는 것이 KIST의 역할임을 강조해 마지 않았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