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이라도 아마존에 들어가서 "? marketing"을 한번 검색해 보면 무려 62,575개(2월6일 현재)의 항목을 찾아 볼 수 있다. 왜 이렇게 많을까? 그리고 그 앞뒤에 붙는 수식어는 왜 또 그리도 다양한 걸까?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중요하다는 것이고 다양하다는 것은 한 마디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뜻 일게다.
마케팅은 대량생산이 대량소비를 넘어서면서 쌓이는 재고를 처분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다분히 대량적이고 또한 공급자적 시각이다. 하지만 오늘의 상황은 앨빈 토플러가 적시한 탈대량화로 인해 더 이상 대량적이지도 않고 더욱이 공급자로서 생산자나 판매자가 그 결정권한을 상실한지 이미 오래다.
다급한 마음에 그 동안 익숙했던 마케팅 개념을 들춰내지만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상황을 적절히 설명해 주거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한다. 자연 가짓수는 많아지지만 쓸 만한 이론이 없다. 근자에 출간되는 책들은 아예 사전식으로 여러 가지 마케팅 추세나 사례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내고 있다.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A to Z`가 그러하고 페이스 팝콘의 `마케팅의 노스트라다무스` 역시 마찬가지다.
마케팅은 그 어원이 마켓이다. 쉽게 풀이하면 `마켓에서의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 마켓이 변해 버렸다. 게임이 바뀌면 그 게임의 룰 또한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예전의 룰과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든 기존의 룰을 고집하려고 이렇게도 붙여 보고 저렇게도 갈라 본다. 하지만 모두가 지엽적일 뿐 전체를 담아내지는 못한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이미 대형 백화점의 매출을 앞지른 홈쇼핑 판매와 전자 상거래, 그리고 네트워크 마케팅 등과 같은 새로운 방문 판매 방식 등을 합산하면 전통적인 유통 방식에 의한 거래를 앞지르지는 못하더라도 기업들로서는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물량이요 거래 방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새로운 유통 방식의 법제화는 커녕 이론적 체계조차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나 학계에게 모두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마케팅의 핵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광고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의 광고 전략이나 이론들은 대중 매체를 중심으로 하는 일방적이며 선형적인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바탕을 두어 왔다. 하지만 이제 미디어는 더 이상 대형이지 않으며 메시지 또한 송신자로부터 수신자로 일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네트워크의 네트워크화 (network of networks)가 이루어지고 있는 뉴 미디어 환경하에서는 송신자와 수신자가 더 이상 구별되지 않는다. 때문에 관심(Altention)을 끌고 흥미(Interest)를 유발하여 욕구(Desire)를 일으키며 기억(Memory)했다가 구매 행동(Action)으로 연결된다는 광고의 고전적 전략 개념인 AIDMA이론 역시 폐기처분 할 때가 온 것이다.
이제 마켓은 `아무 곳에도 없으며 동시에 모든 곳에 존재한다.` 그 많은 마케팅 서적들이 부분적으로는 옳지만 전체를 그려낼 수는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왜냐하면 마케팅은 이제 더 이상 평면(market place)이 아닌 공간(market space)적 개념이며 또한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 김일철 동의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한국IMC연구회 회장) ickim@dongeu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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