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분업·협업화 `바람`

  반도체 업계에서 응용 분야 설계와 반도체 제작 설계 간의 분업화와 전문화가 강화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팹리스 반도체 업체들이 반도체 제작시 설계부터 수탁생산에 이르는 거의 전 과정을 직접 챙겨왔으나 최근 들어 전공분야에만 몰두하고 나머지는 제작 전문 업체에 의뢰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디자인하우스인 다윈텍의 김광식 사장은 “통신용 모뎀 칩, 휴대폰용 각종 응용 칩 등을 설계·제작하는 반도체 업체들은 자신의 전공분야 애플리케이션과 시스템 전반의 성능 향상하는데 집중하고 기타 분야 설계와 수탁생산은 전문업체에 맡기는 추세가 최근 들어 많아졌다”고 말했다.

  반도체 설계 업계 관계자들은 다품종 소량 생산, 제품의 발빠른 공급이 강조되는 비메모리 분야의 특성상, 전문 업체간 협력 모델이 활성화되면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국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칩세트 설계·제조업체들은 비전공 분야를 직접 연구 개발하지 않아도 돼 제품 설계 및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 칩 설계 일부만 맡음으로써 적은 연구 인력만으로 제품을 개발할 뿐 아니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이미 반도체 공정에서 성능이 확인된 IP를 활용할 수 있어 불량률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역할 분담 추세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동부아남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슬림텍의 김태근 사장은 “시스템 온 칩(SoC) 등 단일 칩화 경향이 강화되면서 애플리케이션 칩에 메모리 등 반도체의 다양한 분야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며 “개별 업체가 모든 분야를 담당하기는 점점 어려워 짐에 따라 협업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분업화에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상존하고 있다. 분업화를 추구하는 기업은 아직도 3분의 1정도에지나지 않으며 대부분은 전 과정을 모두 직접 담당하고 있다. 한 칩세트 제조업체 관계자는 “반도체 설계 및 제작 전 과정을 모두 처리해야 기술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며 “실질적으로 설계 전문 업체와 역할을 분담하더라도 외부에는 이를 알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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