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역사내 초대형 전자상가…용산 집단상가 활력소 기대
오는 10월 오픈되는 용산 민자역사 내 초대형 전자상가 ‘스페이스나인’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용산 집단상가 자체의 지도가 변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나인’은 기존 집단상가에 비해 평당 관리비와 임대료가 2∼3배 가량 높은 수준이지만 고속철과 연결돼 있다는 지리적인 이점과 선진화된 운영전략으로 용산 집단상가의 상권을 변화시킬 전망이다. 특히 ‘황금자리’에 대한 가격거품이 사라지고 2년 정도 회복기를 거치면 용산 집단상가의 핵심 요지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구매패턴을 바꾼다=10월 문을 여는 ‘스페이스나인’은 연면적 3만평에 매장수만 1000개를 넘는다. 전자매장은 3∼8층이며 디지털TV·디지털카메라·MP3플레이어·노트북·휴대폰 단말기 등 디지털 정보기기 위주로 구성될 예정이다.
특히 전자제품 외에 CGV·E마트·패션매장·편의시설까지 갖고 있어 연인과 가족이 함께 찾기에도 최적의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전자랜드·테크노마트가 엔터테인먼트 위주의 복합쇼핑몰을 지향하면서 나름의 경쟁력을 확보했던 것을 감안하면, ‘스페이스나인’은 전자제품의 구매패턴을 바꾸는 전형이 될 것이라는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컨드 매장’에서 ‘상권 요지’로 성장=하지만 최대 관건은 값비싼 임대료와 관리비. 용산 내에서도 노른자위에 속하는 전자랜드보다 두 배 가량 비싼 편이다.
알려진 바로는 ‘스페이스나인’ 매장 하나당(14평) 보증금은 7500만원 수준. 웬만한 규모라면 3억(매장 4개) 가량 보증금에 인테리어, 임대료(300만원)·부가세·관리비까지 하면 월 400만원 가량이 지출돼야 한다. 지금과 같은 업계 마진구조라면 부담스런 액수다.
게다가 3월 말 호수추첨이 끝나면 ‘황금자리’를 중심으로 가격이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수요자보다는 투기 목적의 분양권자가 많기 때문에 황금자리는 배 이상 뛰고, 구석진 곳은 가격이 속락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며 “10월 오픈 시점에는 테크노마트와 같이 거품이 꺼졌다가 2년 후에나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때문에 용산 집단상가에서는 ‘스페이스나인’이 기존 상가를 대체하기보다는 또 하나의 ‘세컨드 매장’으로 운영되다가, 점차 입지를 늘여가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은 고가 임대료가 약점이지만, 시장정보를 수집하고 물건을 적기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좌시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터미널상가에 입주해 있는 매장주도 “지금은 과대평가돼 있는 부분도 많다”며 “전략적 요충지로 ‘스페이스나인’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민자역사의 서희덕 과장은 “임대료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입점을 유인할 수 있는 나름의 운영전략을 갖고 있다”며 “강북을 아우르는 복합쇼핑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상가 구도를 바꾼다=‘스페이스나인’ 오픈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이라면 터미널상가와 전자랜드가 단연 1순위다. 취급 품목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도매상이 널리 포진해 있는 원효전자·나진상가·선인상가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여기에 매출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상가까지 가세할 경우 원효전자나 선인상가로의 대규모 이동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스페이스나인’이 용산 집단상가의 영역을 넓히고, 궁극적으로는 용산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어 이래저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