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광고물량 공세…업계 "동시 다발적 분쟁 우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카페’라는 커뮤니티 명칭의 소유권 주장을 계기로 인터넷포털 업계에 ‘온라인 상표권’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 시작됐다. 상표권 문제가 표면에 부상한 것은 지난 3일 다음이 NHN을 상대로 법원에 ‘카페(cafe)’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서울중앙지법에 표장사용금지가처분신청을 내면서부터이다.
다음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NHN은 8일 광고업계 모델 선호도 1순위인 영화배우 전지현을 내세워 즉각적인 광고물량공세로 맞섰다. NHN은 전지현을 등장시키는 ‘카페 iN’광고 ‘이별편’을 제작에 나서하는 등 ‘카페’가 다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전면에 부각시키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다음은 가처분 신청 직전인 지난 1일부터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라는 컨셉트로 안성기·설경구·장진영 등 스타급 모델들을 대거 출연시킨 ‘카페’ 광고를 시작했다.
온라인 상표권 분쟁은 ‘카페’ 전쟁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최근 업계의 상표출원 현황을 보면 다음의 경우 ‘카페’ 관련 상표 출원만 ‘cafe’, ‘카페’, ‘다음카페’ 등 총 6건에 달한다. NHN는 ‘cafe iN’, ‘지식쇼핑’, ‘감성 PR’ 등에 대해 상표권을 출원중이거나 출원받았다. 야후코리아도 ‘음식남녀’ 등에 대한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특히 올해는 다음커뮤니케이션·NHN·야후코리아 등이 2∼3년 전 닷컴붐 당시 출원했던 상표 및 표장 등의 허가 여부가 판가름나게 돼 있어 인터넷업계가 동시 다발적인 상표권 분쟁이 예고돼 있는 상황이다. 실제 출원된 상표나 표장은 포털뿐 아니라 전문사이트, 커뮤니티, 일반 기업 등에서 무차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특허청의 판결 여부에 따라서는 의외로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그동안 서비스 확장에만 주력하다 보니 자사 상표 관리가 미흡했다는 판단 아래 자사가 등록한 상표는 적극 보호에 나서고, 분쟁소지가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현황 파악 등 적극적인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다음과 NHN처럼 법적소송이나 광고물량공세 외에 지식발전소의 경우 포털 ‘엠파스’의 상표가 영문(empas)으로만 등록돼 있어 누군가가 이 명칭을 한글로 쓸 경우 ‘유사 상표’로 인정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한글 명칭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데이콤MI가 운영하는 CHOL(천리안)은 신규서비스를 선보일 때 명칭 사용에 각별히 신경써 모기업인 데이콤 법무팀의 자문을 얻은 다음, 변리사를 통해 재검증받는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온라인특허정보 전무 한국특허정보원(http://www.kipris.or.kr)의 한 관계자는 “산업역사에서 모든 신생 업종은 손익 분기점을 넘는 시점에서 상표 분쟁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인터넷 비즈니스도 이제 수익구조가 안정화돼 가면서 브랜드 자산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보호하기 시작해 해당 업체의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