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렐네트웍스·와일드패킷 등 이어 F5·포스텐 올 한국지사 설립 발표
다국적 통신장비업체들이 잇따라 한국시장에 진출, 자웅을 겨룬다.
지난해 로렐네트웍스·와일드패킷코리아·에어브로드밴드커뮤니케이션코리아 등에 이어 이달에 특히 F5·포스텐 등이 한국지사를 설립하는 등 다국적 통신장비업체의 진출이 잇따랐다.
국내 통신장비시장이 벤처 거품이 꺼진 이후 쇠락일로를 걸어온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다국적 업체들이 차세대 시장을 겨냥해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삼으려는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차세대 통신장비 시장이 벌써부터 다국적 통신장비 업체들의 각축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어서 국내 업계도 잔뜩 긴장했다.
◇배경·의미=무엇보다 달라진 국내 통신장비시장의 위상 때문이다. 국내 통신시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차세대네트워크(NGN)·VDSL·차세대광전송장비(MSPP·OXC 등)·차세대스위치(L7 등)·IP PBX 등 첨단 통신장비의 수요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의미다. 나아가 이들 장비의 테스트베드 역할도 하고 있다. 마히네트웍스나 로렐의 경우, 본사보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장비를 론칭, 반응을 떠본 후 미국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따라서 국내 통신시장의 반응 여부, 공급실적이 세계 다른 지역 통신사업자를 공략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물론 매출 확대의 차원도 크다. 하지만 국내 통신시장의 규모를 감안하면 전자의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진출 현황=이달 들어 차세대스위치 업체인 F5·포스텐 등이 공식적으로 지사를 설립한다. F5는 L7 스위치 전문업체로 최근 국내 이 분야 시장이 확산됨에 따라 지사 설립을 결정했으며 포스텐도 메트로이더넷스위치 시장에 새롭게 가세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마히네트웍스·와일드패킷코리아·에어브로드밴드코리아 등이 진출했다.
마히네트웍스는 MSPP·OXC 등 광전송장비 전문업체이며 로렐네트웍스코리아는 스위치·라우터 전문업체다. 특히 미국 신생 스위치·라우터업체의 한국 지사인 로렐네트웍스코리아는 한국 시장 진출 1년만에 KT·데이콤 등 국내 주요 통신사업자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개가를 올렸다.
지난해 7월 지사를 설립한 무선랜스위치업체인 에어브로드밴드커뮤니케이션스코리아도 부산항만청에 장비를 공급한 데 이어 KT에 장비를 공급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네트워크솔루션업체인 와일드패킷코리아도 지난해 3월 지사 설립 이후 경찰청·경기도청 등의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전망=일단 이들 업체들의 제품이 첨단 부문의 차세대 제품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이들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업체가 거의 없는 데다 KT·SK텔레콤 등 통신사업자의 차세대 통신장비에 대한 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국내 시장이 각국 첨단 통신장비업체들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들 업체는 특히 나름대로 NGN·VDSL·차세대광전송장비·차세대스위치·IP PBX 등의 첨단 부문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나아가 국내 총판을 두고 영업을 전개하는 링스포토닉네트웍스·테라욘 등의 업체도 시장의 상황에 따라 지사 설립을 저울질해 조만간 더 많은 다국적 통신장비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