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KT·하나로에 시내번호 부여 추진
인터넷전화(VoIP) 착신번호로 시내전화번호를 부여하는 방안을 놓고 정통부와 사업자간 막판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정통부는 올해 3분기중 인터넷전화에 ‘040’ 또는 ‘070’ 식별번호를 부여하되 KT와 하나로통신 등 시내전화 사업자는 시내번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에 따라 시내전화번호 부여를 위한 조건으로 △기존 전화(PSTN) 수준의 통화품질 △정전시 통화기능 △통화권 구분 △긴급전화(119 등) 무료서비스 △서비스방식 고지의무 등을 제시한 것으로 4일 밝혀졌다.
이미 4만여 인터넷전화 가입자에 시내전화 번호를 부여한 하나로통신(대표 윤창번)은 나머지 항목은 무난하나 통화품질과 정전시 통화기능 두가지 항목을 놓고 난색을 표명했다.
구리선을 통해 전원을 공급하는 PSTN 전화와 같이 정전시에도 인터넷전화를 걸려면 단말기나 모뎀 혹은 아파트 단지내 초고속인터넷 단자에 충전기를 설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PSTN 수준의 통화품질을 확보하는 것도 지금 수준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충전기능을 더하면 가입자당 3만∼4만원의 추가비용이 들고 통화품질도 단기간에 확보하기가 어렵다”며 ”신규 서비스의 원활한 도입을 위해 과거의 기준에 맞추기보다는 탄력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통부 김치동 이용제도 과장은 “신규 서비스 도입에 따른 산업활성화를 고려한다고 해도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기존 산업의 연착륙을 보장하기 위해 적절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며 “동등한 수준의 품질과 긴급전화 기능, 소비자편익 등을 고려해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040’ 또는 ‘070’ 번호를 받아 서비스를 해야 하는 별정통신사업자나 기존 시외·국제사업자들은 “시내전화사업자만 사용이 편리한 시내전화번호를 사용하도록 하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부여 자체에 이견을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내번호 부여가 인터넷전화 제도 마련을 위한 고시제정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