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기계언어 걸음마 디딘다

 지난 40년 동안 컴퓨터에게 인간 언어를 가르치려고 한 부단한 노력이 조금씩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인공 언어를 연구하는 이들의 최대 도전은 컴퓨터가 자연스러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문맥에 맞게 적절히 반응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미 과학재단(NSF)은 사람이 다른 사람과 말을 하듯이 컴퓨터에게 언제 어디서라도 말을 걸 수 있는 기술에 관한 연구 제안서를 올 겨울 공개 모집할 계획이다. NSF측은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하며 기계에 인간을 맞출 필요가 없는 컴퓨터 환경을 개발하는 것이 연구 제안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알게 될 경우 우주 비행사, 비행기 조종사, 항공 관제사 등 키보드, 조이스틱, 비디오 모니터를 사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컴퓨터의 읽기 기능은 뉴스, 문서, e메일 낭독에 응용되며 특히 시각 장애자에게 도움이 된다. 야후와 AOL은 이미 전화로 e메일을 읽어주는 음성 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컴퓨터가 문자를 읽으려면 우선 문자를 음소로 전환한 뒤 다시 음소를 문구나 문장으로 조립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밖에 사람의 음성을 인식하는 컴퓨터 프로그램도 요즘 전화회사, 항공사, 기업고객 서비스 데스크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NSF의 기계 언어 연구담당 하퍼 이사는 “통신회사들이 인원을 대거 고용해야 하는 고객서비스 분야 인원 감축을 위해 음성인식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음성인식시스템은 전화예약, 날씨문의, 영화문의 등 특정 상황에 한정될 때 오류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컴퓨터가 주제를 한정하지 않은 자유로운 대화를 인식하고 해석하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일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MIT구어시스템연구소의 음성인식기술도 날씨와 같은 제한된 주제에 대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처리할 수 있으나 어휘를 무제한 사용하는 무작위적 수다는 처리하지 못한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컴퓨터가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말하게 하는 최종 목표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점을 믿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한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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