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패닷컴` 차단 맞서 접속프로그램 보급

 정부가 지난달 북한 조선복권합영회사가 운영하는 ‘주패닷컴’(http://www.jupae.com) 등에 대한 접속 차단을 결정한 가운데 북한 측이 접속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는 등 대응조치에 나서 ‘주패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조선복권합영회사는 지난 31일 자신들이 운영하는 복권사이트(http://www.dklotto.com) 등을 통해 ‘주패닷컴’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을 보급한다는 공지문을 띄웠다.

 북측 회사는 이 공지문에서 “차단된 모든 사이트를 접속할 수 있는 ‘프록시 인터넷 익스플로러’(ProxyIE)를 개발해 보급한다”며 “우리 사이트로의 접속을 일방 차단할 경우 이에 해당한 ‘기술적 대응’으로 네티즌들이 자유롭게 전세계 어느 사이트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이미 차단된 주패사이트는 물론 지난달 말 차단이 결정된 바둑사이트(http://www.mybaduk.com) 등에 대한 접속이 가능해져 우리 정부의 조치가 사실상 무력화된 것을 의미해 정부의 대응조치가 주목된다.

 통일부와 정보통신부는 지난 달 19일 ‘리얼머니’를 이용한 도박을 이유로 합영회사의 남측 사업파트너인 훈넷(대표 김범훈)에 대한 남북경협사업자 승인을 취소한데 이어 ‘주패닷컴’ ‘복권사이트’ ‘바둑사이트’ 등 3개 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을 결정했다.

 북측의 이번 조치는 사행성을 이유로 차단된 사이트와 달리 사행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되는 바둑사이트 마저 차단키로 결정한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김범훈 훈넷사장은 1일 “정부가 사행성이 전혀 없는 바둑사이트마저 차단한 것은 부당하다”며 “북측도 이에 대한 항의차원에서 접속프로그램을 배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주패사이트와 복권사이트는 사행성을 이유로 정통부에 차단을 요청했고, 바둑사이트 차단은 훈넷의 경협사업자 승인취소와 함께 기술적인 링크문제 등 다른 두개 사이트와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해당 사이트 차단이 정부의 기본 방침인 만큼 정통부와 기술적인 협의를 거쳐 적절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달 19일 ‘리얼머니’기반의 도박을 이유로 훈넷에 대해 남북경협사 업자 승인을 취소하고 ‘주패닷컴’ 등 관련사이트 차단을 결정하자 훈넷은 29일 일방적인 취소결정이라며 사업자승인취소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서울 행정법원에 냈다.

<김유경기자yukyung@etnews.co.kr>

 

◆ 주패 사태 사건 일지

-2001년 12월 29일, ㈜훈넷 남북경제협력사업자 승인

-2002년 3월 1일, 평양에 조선복권합영회사 설립(훈넷+조선장생무역총회사)

-2002년 3월 4일, 북한 무역성이 조복에 영업허가증 교부

-2002년 3월 25일, 조복이 복권 및 카지노 사이트 개설

-2002년 4월 2일, 통일부가 훈넷에 사이트 운영 중지 명령

-2002년 4월 17일, 북한 정부(민경련) 통일부에 공식 항의

-2002년 8월 15일, 조복이 바둑 사이트 개설

-2002년 10월 28일, 조복이 사행성에 문제 없기로 하겠다고 합의

-2003년 6월 11일, 김범훈 훈넷 사장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무혐의 판정

-2003년 10월 7일, 한나라당 박원홍의원 연간 500만달러 주패에 간다 주장

-2004년 1월 5일, 조복이 한나라당 박원홍의원 게시판에 반박글 올려

-2004년 1월 19일, 통일부가 훈넷 남북경제협력사업자 승인 취소

-2004년 1월 22일, 주패 사이트 차단

-2004년 1월 22일, 조복이 통일부 게시판에 인터넷 공개 토론 요청

-2004년 1월 26일, 훈넷이 통일부 상대 행정소송 및 효력정지 신청

-2004년 1월 28일, 조복이 주패 비회원 게시판 폐쇄

-2004년 1월 29일, 바둑 사이트 및 복권 사이트 차단

-2004년 1월 31일, 조복이 `프럭시 IE` 개발,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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