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위성TV가 케이블TV의 아성을 뚫고 전체 유료 방송 시장의 4분의 1 가까이 잠식하는 등 방송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발표한 ‘방송 시장의 경쟁 상황에 대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위성 TV의 시장 점유율이 유료 방송 시장의 22%를 차지한 것을 비롯, 케이블 및 위성 채널의 수도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유료 방송 시장을 거의 독점해 오던 케이블TV의 점유율은 위성TV의 등장 이후 전체의 75% 수준으로 떨어졌다. HBO, CNN 등 유료 방송 채널의 수도 1994년 100여개에서 지난해 330개로 늘어났다.
케이블TV와 위성TV 가입 가구는 각각 7050만, 2370만 가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전국적으로 위성TV가 케이블TV의 가장 두드러진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방송 시장의 경쟁 심화를 반영한 것으로 미디어 소유 제한 규정을 완화, 방송사간 인수 합병을 자유롭게 하려는 공화당측 FCC 위원의 입지를 강화시킬 전망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마이클 파월 FCC 의장 등 미디어 산업의 규제 완화를 옹호하는 측은 케이블 및 위성TV의 경쟁 심화로 과거의 언론 규제가 무의미해졌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시민단체 등은 “채널이 늘어나도 사람들은 여전히 CNN·폭스 등 소수의 거대 미디어 기업으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인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케이블TV 시청료는 계속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블TV 산업이 자율화된 1996년 이후 시청료 증가율은 53%로 인플레이션율 19%를 압도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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